지역 음식을 소재로 문인들이 엮은 지역음식시학총서 1권 '경북 울진'편. 지역음식시학총서는 "소월과 백석부터 영랑과 그 후의 수많은 시인들이 방언과 모국어를 갈고 닦았고" 그 땅에서 나는 음식을 소재로 시를 썼듯이, 오늘을 사는 시인들이 지역의 음식과 역사를 '시'로 남겨 그 명맥을 잇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첫 번째 편으로 32명의 시인들이 경북 울진 지역에서 나는 콩과 음식, 문화유적지를 바탕으로 시집을 엮었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서정적인 초록빛을 머금은 최연택의 일러스트도 곁들여져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시집을 엮은 안도현 시인은 "음식을 만들던 노인들이 돌아가시면서 이제 그분들이 만들었던 음식 맛을 아무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그 음식에 우리의 문화의 총량이 들어 있지만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만 좇으려 할 뿐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번 시집이 갖는 의의를 강조했다.
한 명의 노인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가 가진 문화유산 전체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인들은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가 그 뿌리를 잃지 않고 유구한 정신사(精神史)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써 나갔다.
경북 순흥에서 태어났다. 본명 권석창. 회갑을 지나면서 쥐뿔도 아는 게 없다는 의미로 서각(鼠角)이란 이름을 아호 겸 필명으로 쓰고 있다.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눈물반응』 『쥐뿔의 노래』 『노을의 시』, 산문집으로 『그르이 우에니껴』, 학술서로 『한국 근대시의 현실대응 양상 연구』(박사 학위 논문) 등이 있다.
아름다운 글을 오래 머금는 시간을, 아름다운 글로 풀어 가는 삶을 꿈꾼다. 시집 『열두 겹의 자정』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등을 썼고, 어린이·청소년 책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괴테, 악마와 내기를 하다』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등을 썼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자랐고, 동시와 동화를 씁니다. “용용 살겠지”, “허운데기”, “왕바농꽃바농”, “영주산 프러포즈”, “무지개새를 찾아서” 등의 스토리텔링 동화를 지었습니다. 시집 《우리는 한쪽 밤에서 잠을 자고》를 펴냈습니다. 서귀포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40여 년간 농촌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마다 학급문집 <참꽃>을 꾸준히 펴내며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1985년 이오덕 선생님의 권유로 동시를 발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2년 월간 《어린이문학》 전국동시공모에 당선되어 ‘어린이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학교를 떠나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시와 동시, 산문을 쓰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안동대학교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공부했다. 1989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둘게삼』, 사화집 『길 위에서 길을 묻다』, 민속지 공저 『도리깨질 끝나면 점심은 없다』, 『남자는 그물치고 여자는 모를 심고』 등이 있다. 2017년 현재 아시아뉴스통신 기자로 일하며 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2004년 《세계일보》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당선.
시집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 『죄를 짓고 싶은 저녁』, 동시집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 장편 동화 『그림자 사냥꾼』 『롱브릿지 숲의 비밀』, 평론집 『자기의 타인들』, 연구서 『현대시의 창작방법과 교육』 등이 있음.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7年 11月의 新川」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그대 무사한가』 『안동소주』 『오래된 엽서』 『아배 생각』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안상학 시선』, 동시집 『지구를 운전하는 엄마』, 평전 『권종대-통일걷이를 꿈꾼 농투성이』, 시화집 『시의 꽃말을 읽다』를 펴냈다.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으며, 2010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받으며 동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집 『바다는 왜 바다일까?』 『칠판 볶음밥』, 청소년시집 『악어에게 물린 날』 『나는 지금 꽃이다』 『파울볼은 없다』 『불불 뿔』, 시집 『꿘투』 『당신은 마술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림책 『아기 그리기 ㄱㄴㄷ』, 그림집 『느림약 좀 주세요!』 등을 냈습니다.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0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을 수혜하고 제40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등이 있다. 창작 동인 ‘뿔’과 창작 집단 ‘unlook’에서 활동 중이다.
화가, 디자이너로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리멤버416> <보고 싶은 얼굴전> <황해미술제-평화를 그리다> <일본 JAALA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민족미술인협회 회원이다. 이수호 에세이『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걷는사람), 부희령 에세이 『무정에세이』(사월의책)에 그림을 그렸다.
안도현 (지은이)의 말
콩은 우리 민족의 식생활과 가장 가까운 곡식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은 부엌에서 재료를 정성껏 다듬어 음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철없던 시절 저는 어머니 치파폭에서 음식을 받아먹으며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콩으로 된장과 고추장을 담갔고 간장을 우려냈습니다. 콩나물을 길러 먹고, 콩고물을 만들어 잔칫날마다 가족들은 웃으며 떡을 나눠 먹었습니다. 콩국물을 만들어 국수에 말아먹으며 여름을 났고,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로는 장을 담갔습니다.
콩은 하루도 우리 밥상에 올라가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음식을 만들던 노인들이 돌아가시면서 이제 그분들이 만들었던 음식 맛을 아무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그 음식에 우리의 문화의 총량이 들어 있지만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만 좇으려 할 뿐입니다.
소월과 백석부터 영랑과 그 후의 수많은 시인들이 방언과 모국어를 갈고 닦았고 지금 한국의 시인들도 울진 콩으로 만든 음식과 모국어로 시를 쓰려고 합니다. 시누대가 우거진 죽변길과 절벽을 향해 밀려오는 동해안의 파도, 울릉도로 가기 위해 관리들이 바람을 기다렸다는 대풍헌, 임진왜란의 슬픈 역사가 있는 성류굴,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과 울진 콩으로 만든 음식들이 종이 속에서 되살아나길 기다립니다.
- 2020년 새해를 기다리며여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