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엄마 역할 하나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희미해져 가는 자신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때, 견딜 수 없는 모든 순간에 글을 썼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순간들이 계절처럼 다가왔다. 내가 누구인지 희미해질 때마다, 누군가 원망스러워 가슴을 부여잡고 울 때마다, 다 놓고 야반도주라도 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가 경멸스러워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노트북을 열어 글을 퍼부었다. 그리고 실낱같은 위로를 건진다.
1부 ‘딸에게’는 엄마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 속에서 느끼는 갈등과 고민에 대한 글을 모았다. 2부 ‘나에게’는 한 개인이자 여자로서의 삶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쓰며 쓴 글을 모았다.
•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시간들,
83년생 엄마의 허물벗기
“나는 엄마입니다.
7살과 5살. 두 야생의 천진난만함 덕에
버라이어티한 하루를 삽니다.
사랑과 행복만 가득할 줄 알았던 육아란 놈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사랑스러웠지만 너무 미웠고,
너무 행복했지만 너무 불행했습니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육아가 이다지도 내 존재를 쥐고 흔든다는 사실을
먹이고, 업고, 안고, 씻기고, 입히고,
수많은 요구에 응대하며 내가 나로 서 있는 시간이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처절한 시간이었습니다.
잠든 아기를 배 위에 얹고 쿠션을 끌어다가
그 위에 노트북을 열어 글을 토해냅니다.
글이 된 토사물을 통해 희미해진 나를 부여잡고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나의 허물벗기입니다.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 글들이 세상 부모들에게,
성장통을 겪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
가 닿고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 결과도 성과도 없는 이 육아라는 전선에서 그냥 살면 좀 어떤가!
누구도 그냥 살았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1983년생 평범한 엄마다. 세상에 ‘경력직’ 엄마란 없다. 세상 모든 엄마는 준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된다. 이 순간적인 변화 속에서 저자 역시 다른 모든 엄마들처럼 엄청난 성장통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완벽한 육아라는 게 가능한지 시시각각 의심하고, 사표를 내거나 이직을 할 수도 없는 엄마라는 역할에서 빠져나오고 싶어도 방법을 찾지 못한다.
저자는 조그만 공간에서 온종일 아기와 부대끼며 생각한다. 육아가 이토록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걸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언론에서 강조하는 모성애와 현실 육아는 엄연히 달랐다. 육아는 폐쇄된 공간에서 오롯이 여성의 몫으로, 한 개인이 짊어져야만 하는 일이었다. 너무도 버겁고 힘들었다. 매일 매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고, 천벌을 받는 심정으로 아이와 마주했다. 자의도 타의도 아닌,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눈만 뜨고 일어나면 자동재생 되는 육아지옥 속에서 저자는 잘 해내고 싶었지만 번번이 좌절한다.
“온몸에 피가 마르는 것 같다. 딱 죽을 맛이다. 밤낮없이 아기를 안고, 흔들어 재우고, 젖을 먹이고, 또 안고, 안은 채로 겨우 밥 한술 뜨고, 또 젖먹이고... 매일 이 작은 공간에서 너랑 나, 단 둘뿐이다. 시간이 엿가락 마냥 늘어지게 흐른다. 잔인하게도 흐른다. 나는 매일 매 순간 천벌을 받고 있다.” - 본문 中
저자는 이 복잡한 감정 속에서 두 개의 나를 만난다. ‘엄마로서의 나’와 ‘개인으로서의 나’. 그리고 이 두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깨닫는 사이 ‘진짜 나’ 를 만나게 된다.
•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쓸모에 대해 늘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만 키우고 있어도 될까, 나는 누굴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당장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들은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어요. 그러다 이번 작업을 통해 이러한 생각에서 조금은 해방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의 인내와 고통을 녹여서 글을 썼고, 그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인정하게 되었어요.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화해한 느낌이에요. 딱 그만큼 성장한 거죠. 그리고 이 결과물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거 같아요.” - 저자 인터뷰 中
저자는 엄마 역할 하나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희미해져 가는 자신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때, 견딜 수 없는 모든 순간에 글을 썼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순간들이 계절처럼 다가왔다. 내가 누구인지 희미해질 때마다, 누군가 원망스러워 가슴을 부여잡고 울 때마다, 다 놓고 야반도주라도 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가 경멸스러워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노트북을 열어 글을 퍼부었다. 그리고 실낱같은 위로를 건진다.
저자는 모성이라는 이름 아래 한 인간의 성장 전체를 엄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게 사회의 비겁과 무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모든 혼란과 고통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며 많은 것이 모자라도 자신은 주어진 자리에서 잘 해오고 있었음을 겨우 인정하게 된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자는 오늘도 곧장 작업 준비를 한다. 널브러진 장난감, 흩어진 책들을 대충 정리하고 테이블 위 아이들의 아침상 흔적을 슬쩍 옆으로 밀어둔다. 그 자리에 노트북을 펼치고 진하게 내린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가끔은 글을 쓰다 어떤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져 울기도 한다. 울면서 쓰고, 쓴 글을 읽으면서 또 운다. 노트북과 커피 한잔으로 몰입했던 자기만의 세상. 그렇게 완성한 첫 번째 결과물을 세상에 선보인다.
1부 ‘딸에게’는 엄마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 속에서 느끼는 갈등과 고민에 대한 글을 모았다. 2부 ‘나에게’는 한 개인이자 여자로서의 삶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쓰며 쓴 글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