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신림점] 서가 단면도
|
문학평론가이자 한국문학 연구자인 서영인의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2000년 「창작과비평」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후 4권의 평론집과 연구서, 2권의 번역서를 펴냈으니 쉼없이 읽고 써 왔다.
산문집을 구상하게 된 배경과 집필 과정이 에필로그에 상세히 쓰여 있는데 저자는 처음에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뭔가 공익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지나치게 바른생활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지라" 망설였다. 그러나 중앙일간지에 꾸준히 연재해 온 칼럼들을 통해 그가 보여 준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롭지만 따듯한 시선,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지면의 제약을 벗어던지고 나니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살아난다. 어느 순간 핫플레이스가 되어 버린 망원동 골목골목을 누비며 혼자서도 잘 놀고 잘 마시는 독거 중년의 삶을 재미있게, 말하자면 '또 다른 서영인'의 시선으로 담아 보자는 애초의 기획 의도는 작가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매우 지적이면서 자기성찰적인 동시에 다정한 누군가와 팔짱끼고 낄낄거리며 망원동 어디쯤의 골목을 헤매고 있는 듯한 유쾌함으로 구현되었다. 맥주와 마라톤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평생 읽고 쓰며 살아갈 작가의 글은 시인 박준의 말대로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더 슬픈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망원동의 골목을 누비며 부동산과 세탁소와 목욕탕과 편의점을 점찍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노점, 맛있는 맥줏집과 식당, 카페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이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기어이 장하게 견딘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프롤로그_망원동 임시거주자 | [누가 그랬니, 인생이 마라톤이라고] _세상에는 별별 집이 다 있다•019 | 시작해 볼까, 망원동 탐구생활•028 | 세신 신세계•032 | 채식주의자 단상•038 | 일인용 식탁•049 | 나의 마라톤 편력기•059 | 동네 서점에 간다•073 | 실어증의 두 가지 유형•081 | 명절 디아스포라•090 | 펄럭이는 태극기 골목•100 | 하수구가 막혔다•106 | 독신을 위한 아파트는 없다•113 | ‘루진’과 기본소득•123 | [이상한 나라의 토끼처럼, 오늘의 망원동] _망원동의 밥•139 | 망리단길 불만•149 | 웨이팅에 대하여•156 | 백반집을 찾아서•169 | 영혼을 데워 주는 카레덮밥•178 | 짬뽕 없는 중국집•187 | 생선천국, 오븐지옥•195 | 루프탑의 낭만•204 | 시메이의 추억•212 | 회의도 토론도 파티도 가능한 밀실•222 | 그리운 호펀•229 | 편의점 공동체•236 | 에필로그_커피 집 청년은 어디로 갔을까?
: 이 책을 읽고 나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습관이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평범한 맥줏집 어딘가에 앉아 있는 그 사람의 넘치는 매력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까 봐. 이 책의 주인공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이기도 하다. : 할 말은 꼭 하고야 말지만 지성과 품위를 잃지 않는,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야’라고 제일 먼저 당당하게 말할 것 같은 사람. 내가 아는 서영인은 삶을 지금 이 순간 가장 아름답게 요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이 책은 대놓고 진지하지만 대책 없이 순수하고 유쾌한 글쟁이 서영인의 파란만장한 일상과 촌철살인의 비평정신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에세이집이다. : “우리 첫 잔은 아사히生으로 마실까?” 서영인 작가를 만날 때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작가는 그때도 망원에 있었고 지금도 망원에 있다. 사실 망원이 아니라도 상관은 없겠다. 울산, 도쿄, 뉴욕, 혹은 또 다른 어디든. 작가 곁에는 늘 가난이 있을 것이고 가난을 후려치는 유머가 있을 것이며 마르지 않는 맥주와 멈추지 않는 문학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더 슬픈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처럼. : 나는 아무튼, 망원동이라는 공간만을 사랑한 줄 알았는데, 거기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망원동이었다. 이처럼 반짝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망원동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10월 11일자 - 한국일보 2018년 10월 18일자 '금주의 신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