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민자와 망명객, 난민들에게 바치는 그림책 <도착>. 그림만으로 구성된 그림책으로, 10년여 전에 출간하였음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작품이다. 자연스레 작가가 궁금해지고 그 작업 과정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는 <도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보여주는 숀 탠의 작가 노트이자 해설서이다.
<도착>을 이미 본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하여 <도착>을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도착>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도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림책 창작의 충실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숀 탠이 본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스케치는 그 자체로도 즐길 수 있으며 작품보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최근작 :<떼쟁이 쳇>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 ,<똑똑 누구야 누구?> … 총 522종 (모두보기) 소개 :연세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번역과 창작, 강연과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비에도 지지 않고》, 《은하 철도의 밤》, 《작가》, 《끝까지 제대로》 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연세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번역과 창작, 강연과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비에도 지지 않고》, 《은하 철도의 밤》, 《작가》, 《끝까지 제대로》 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나의 초록 스웨터》 등의 그림책과 미야자와 겐지 원작을 고쳐 쓴 《떼쟁이 쳇》, 그리고 100일 동안 매일 쓴 산책 일기 《100일 동안 매일》이 있습니다.
『도착 The arrival』의 작가 노트,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모든 이민자와 망명객, 난민들에게 바치는 그림책이라는 『도착』. 그림만으로 구성된 그림책으로, 10년여 전에 출간하였음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자연스레 작가가 궁금해지고 그 작업 과정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는 『도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보여주는 숀 탠의 작가 노트이자 해설서입니다.
『도착』을 이미 본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하여 『도착』을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도착』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도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림책 창작의 충실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숀 탠이 본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스케치는 그 자체로도 즐길 수 있으며 작품보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개념 스케치부터 최종 그림까지 끈질긴 작업의 여정
『도착』의 작업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을까요? 숀 탠은 여행 가방을 들고 있는 쓸쓸한 한 남성의 사진으로부터 아이디어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숀 탠은 처음에는 그 사진에서 특별하게 의미 있는 것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이민’이라는 주제와 연관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민은 숀 탠의 개인사와도 밀접합니다. 중국계 아버지와 아일랜드•영국계 오스트레일리아 인 3세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도식화된 교외 지역에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방인, 주변인의 시선이 태생적이라고 고백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숀 탠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역사•사회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보편적 공감대까지 넓혀갑니다.
숀 탠의 창작 과정은 사실과 허구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처럼 보입니다. 단단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이라는 ‘허구’를 보태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지요. 단단한 ‘사실’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합니다. 뉴욕 시에 있는 엘리스 아일랜드 뮤지엄에서 이민자들의 사진을 찾아냅니다. 사진들은 실제 인물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미묘한 감정들까지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뿐만 아니라 톰 로버츠의 <남행(Coming South)>처럼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 그림을 오마주하여, 당시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합니다.
작가적 상상력은 떠나온 나라보다 새 나라를 그리는 데 더 많이 필요합니다. 새 도시를 건설함에 있어서 일관된 논리가 필요할 뿐더러 탈것, 통풍구, 신호등과 같은 것들 또한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숀 탠은 새로운 것을 만들 때, 기존의 것들을 재조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로마 문자와 숫자들을 외과 수술하듯이 자르고 재배열하여 새로운 문자를 만듭니다. 주인공의 반려동물은 숀 탠의 실제 반려동물인 앵무새를 기본으로 여러 동물들의 특징을 섞어,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으로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독자들은 간접적으로나마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리게 되지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숀 탠은 실제 모형을 만들어 보는 실험을 반복합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까지 실험하며 촬영하기도 하고 상황을 재현해서 사진으로 찍고 사진에 리터치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은 ‘진짜 같고 설득력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재미있게 구성된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여러 번의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완성본으로 만나는 그림책입니다. 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 책에서 소개하지 못한 스케치들 또한 엄청난 양이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토피아를 향한 숀 탠의 실험
창작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디테일을 쌓아 올린 작가적 태도에 존경과 감탄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자료 조사부터 스케치, 더미, 모형 실험까지, 규모도 크고 기간도 깁니다. 결과물 뒤에 있는 과정이지만, 과정 그 자체가 주는 울림이 있습니다. 숀 탠의 세계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 진지한 자세는 무엇을 그리고 싶어서였을까? 궁금해집니다.
『도착』을 다시 봅니다. 주인공이 만난 이들이 들려준 과거와 그들이 살아가는 새 세계는 다릅니다. 새 세계는 관용, 동정심, 열린 마음이 담긴 세계이지요. 궁극적으로 따뜻한 세계를 향한 휴머니티가 있습니다. 작가가 꿈꾸었을 선한 사람들의 영향력을, 열린 세계에 대한 희망을 함께 바라보며 수없이 그렸을 시간들을 마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