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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대표적인 소설이며 어른을 위한 철학 동화인 <어린 왕자>는 생텍쥐페리의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이다. 그가 1935년 리비아의 사막에 불시착하여 헤매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구출되기까지 5일 동안의 기록이 바로 생텍쥐페리가 쓴 <사람들의 땅> 제7장 '사막 한가운데서'이다. 생텍쥐페리는 이 '사막 한가운데서'라는 자전 소설을 바탕으로 <어린 왕자>를 쓴 것이다. 그러니까 <어린 왕자>는 소설 <사람들의 땅 - 사막 한가운데서>의 속편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서문

1장. 항로
2장. 벗들
3장. 비행기
4장. 비행기와 지구
5장. 오아시스
6장. 사막에서
7장. 사막 한가운데서
8장. 사람들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수상 :1931년 프랑스 페미나상
최근작 :<어린 왕자 (블랙에디션)>,<저학년 교과서 어린 왕자>,<어린 왕자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은장 양장본)> … 총 1382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큰글자도서] 생트 뵈브와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들>,<영화는 예술인가>,<생트 뵈브와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들> … 총 11종 (모두보기)
소개 :

송태효 (옮긴이)의 말
“경험상 우리는 사랑한다는 것이 우리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 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 본문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1944년 7월 31일 오전 8시 30분 경 생텍쥐페리가 조종하는 미제 쌍발기 ‘P-38 라이트닝’ 정찰기 한 대가 그르노블-안시 지역 정찰을 위해 코르시카 보르고 기지를 이륙한다. 이 정찰기는 그날 생텍스Saint-Ex(생텍쥐페리의 애칭)의 소설을 읽으며 비행사의 꿈을 키운 독일 비행사 호르스트 리페르트Horst Rippert의 기총 사격에 격추당해 지중해 심연의 바닥으로 추락한다.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 정찰 비행에 나선 마흔네 살의 어린 왕자 생텍스가 부활의 무덤 속에 묻혀 버린 것이다.

『사람들의 땅』 속편에 해당하는 『어린 왕자』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면?『어린 왕자』는 결코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다. 아이들은 그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사람들의 땅』은 어른 속에 죽어 있는 아이를 위한 동화이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적 가치의 노예가 되어 버린 어른들에 대한 경고인 것이다. 『사람들의 땅』 마지막 부분, 열차 속 어른들 틈에 끼여 잠든 아이를 발견한 생텍스는 이내 아쉬움에 휩싸여 다음과 같이 독백한다.

이 얼굴은 음악가의 얼굴이라고. 어린아이로서의 모차르트란 말이지. 생명의 아름다운 약속이 여기에 있지 않나. 동화에 나오는 어린 왕자들도 이와 다르지 않았는데… 모차르트는 카페콩세르의 악취 속에서 들리는 썩은 음악을 자신의 큰 기쁨으로 즐기게 되겠지. 모차르트가 사형선고를 받았단 말이지.

예전에 우리 모두는 ‘어린 왕자’였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어린 왕자’가 우리 안에 잠들어 있다. 우리들의 모차르트는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한탄할 바 없다. 무덤 있는 곳에만 부활이 있기 때문이다. 장미들의 땅에서 장미가 싹을 내듯, ‘사람들의 땅’에서는 사람을 낳는다. ‘사람들의 땅’은 사람을 하나로 묶어 주는 사람들(人) 사이(間)로서의 사람 ― 사이 즉 진실의 공간이다. 사이는 이해관계, 혈연관계가 아닌 진실한 거리이다. 하지만 이 진실은 논증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다른 땅이 아닌 이 땅에서 사과나무가 뿌리를 든든히 뻗어 많은 열매를 맺으면 이 땅이 바로 사과나무의 진실인 것이다.

‘사람들의 땅’은 ‘사람들의 진실’이다. ‘땅’은 어느 누구의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다. 여기서 ‘땅’은 경작의 대상도 아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그 무엇이 ‘사람들의 땅’이다. 생텍스가 ‘땅’이라 부른 것은 다름 아닌 인간 존재의 진실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땅’으로서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진실은 예기치 못한 난관에 빠져 죽음과의 굴복할 수 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그 순간에만 태어나는 그 인간이다. 불시착한 메르모즈가 안데스 산맥을 넘으며 사경을 헤맬 때, 자신 안에서 탄생한 인간이 진실이듯이.
하지만 인간은 직업을 통한 연대감을 통해서만 ‘사람들의 땅’을 발견할 수 있다. 비행사로서 직업을 통하여 위험을 감수할 때 비로소 생텍스가 태어나는 것이다. 직업을 가지고 그 직업에 최선을 다하고 어려운 위험을 만나,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위험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연대감 solidarit? 속에서만 인간이 있다. 이 연대감의 실제가 어린 왕자 생텍스인 것이다. 자신의 직업이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에 불과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전혀 없다면, 그 사람의 삶 역시 진정한 가치를 지닐 수 없을 것이다. 생텍스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만 자신이 세상에 쓸모가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것이 메르모즈와 그 동료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아마도 하나의 직업이 지닌 위대함이란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하나로 맺어 주는 것이리라. 사치스러움 가운데 딱 하나 진실한 것도 있으니, 그 진실된 사치란 바로 인간관계라는 사치이다.

메르모즈는 동사의 극한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부인)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심기 충전하여 안데스 산맥 넘어 생환한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인간’으로 탄생한 순간 진실이 가능한 것이다. 진실이란 이렇게 늘 어디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진실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에 의해 가능한 존재이다. 진실 규명의 문제는 관념론자들에게 맡기자. 시인-소설가 생텍스는 그런 논증의 문제는 ‘논리에 떠맡기자’고 말할 뿐이다. “논리로 어디 인생이나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 한 번 시켜 보자.”

그런 의미에서 생텍스에게 비행기는 목적이 아니다. 비행기는 ‘땅’의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연장이다. 책과 지도가 아닌 비행기를 통해서 ‘땅’을 발견하려는 것은, 모든 책보다도 우리 자신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일러주는 ‘땅’에 가 닿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가 닿기 위한 도구가 필요한데 바로 그것이 비행기이다. 걸어서 갈 수 없는 멀고 먼 사막 한복판에 불시착하여 한밤중에 깊은 고독을 느끼는 순간 생텍스가 진실한 아이 ‘어린 왕자’를 발견하듯이. 하지만 진실은 낯설기만 하다. “미지의 상황들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 외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진실은 과연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정원사가 봄을 고대하듯 비행사는 새벽을 고대한다. ‘약속의 땅’을 고대하듯 착륙장을 고대하는 비사가 찾는 진실이란 별들 속에 있다.
그는 별들 속에서 진실을 찾아낸다. 그리하여 생텍스는 자신의 소설 영어판 제목을 『바람, 모래 그리고 별들Wind, Sand and Stars』이라 명명한다. 윤동주가 ‘하늘과 바람과 별’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듯이. 생텍스와 윤동주 모두 어둠으로서의 밤에 빛나는 별을 노래할 뿐이다. 생텍스 역시 진실을 조건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인인 것이다. 모든 위대한 시와 소설이 그러하듯 『사람들의 땅』 역시 밤의 이야기이다. 생텍스 역시 소크라테스처럼 무지에 대한 고백으로서 밤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사원에서처럼 자신을 가두는 시간으로서의 밤이 다가옴을 느낀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학자들은 생텍스의 문학적 소양을 들추어 내며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논문을 쓰며 지식을 뽐낸다. 어쩌면 어린 왕자가 만난 학자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인지… 문제는 정작 본인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데 있다. 그의 글은 자신의 틀에 갇힌 지식소매상들을 위한 글처럼 광명을 추구하지 않는다. 에드거 앨런 포, 보들레르, 랭보처럼 생텍스는 어둠 속에서 진실의 빛을 추구한다. 그의 이야기는 모두 밤의 찬가들이다. 시간으로서 밤이 아닌 노자의 “현지우현 중묘지문玄之又玄 衆妙之門” 즉 진실에 다가가는 문으로서의 어둠의 밤을 노래한다.

생텍스는 『사람들의 땅』을 관념적으로 인식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다시 『어린 왕자』를 쓰면서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별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생텍스는 우리에게 ‘어둠 속으로!’라고 조용히 울부짖는다. 마치 우리에게 어둠 속으로 들어갈 신성한 야만이 아직 남아 있음을 기대하는 외마디 단말마처럼. 그는 전업 작가가 아니라 우편 비행사이다. 그는 그 직업 안에서 행복하다. 그는 스스로를 착륙장 농군쯤으로 느낀다. 그는 농군으로 사람들의 땅을 갈고 있다. 학문의 세계란 얼마나 사치스러운가!…

번역은 불가능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고난의 작업이다. 다만 20세기의 성인으로서 부활한 생텍스를 함께 느껴 보려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Terre des hommes, Paris, Gallimard(1939)판을 저본으로 삼고, 장 불레Jean Boulet의 Terre des hommes, extraits Classiques Larousse, Terre des hommes, extraits Classiques Larousse, ?dition remise ? jour(1973) 두 교과서 판본에 제시된 청소년을 위한 질문을 토대로 제1단계 읽기가 이루어졌다. 이어서 두 종류 플레이아드 판본, Œuvres, pr?face de Roger Caillois, Paris, Gallimard(1959)와 Œuvres compl?tes I(1994), II(1999), ?dition publi?e sous la direction de Michel Autrand et de Michel Quesnel avec la collaboration de Frederic d’Agay, Paule Bounin et Francoise Gerbod의 주석을 참조로 제2단계 읽기가 이루어졌다. 이 주석들을 통해 『사람들의 땅』의 각 장들마다의 불연속성에 대해 제기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땅』은 한 편의 기획된 소설이 아니라 생텍스가 1932년 이후 『마리안Marianne』지에 기고해 온 체험기들을 편집한 것이었다. 영역본도 참조하였다. 신비감을 자아내는 영역본의 이미지들은 문장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문맥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Wind, Sand, and Stars, translated from the French by Lewis Galantiere, illustrated, Reynal & Hitchcock, 1940, Wind, Sand and Stars, translated from the French by Lewis Galantiere, illustrated by John O’H. Cosgrave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안응렬, 박남수, 조규철, 이정림 등 여러 선생님들의 우리말 번역에도 힘입은 바 크다. 번역 개척자로서의 여러 선생님들께 경의를 표한다. 열악한 조건에서서 이루어진 초역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초역의 정신을 계승하여 더 나은 번역이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만이 보답의 길이리라.

“인간의 대지”라는 제목보다는 사람들 자신이 진실한 땅이어야 함을 호소한 생텍스의 의도를 살리고자 번역서의 제목을 “사람들의 땅”으로 바꾸었다. 우리라는 의식 너머로 존재하는 공동의 목적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이며, 생텍스는 이 사람들 사이를 ‘사람들의 땅’이라 부른 것이다. 또한 사람들 자신이 땅이기도 하다. 이렇게 기존 제목인 ”인간의 대지”의 추상성을 더욱 구체화하는 의미에서 ”사람들의 땅”이라는 제목이 탄생하였다.
『어린 왕자』의 전편으로서 성인 독자를 위한 『사람들의 땅』은 모든 연령이 성장해 가며 함께 읽고 토론하기 위한 가족용 어린 왕자 트릴로지이다. 달아실출판사 윤미소 대표와 박제영 편집장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세상의 모든 스승님들께 감사드린다. 미래의 스승들인 청소년 독자에게도 감사드린다. 소람하시어 아낌없이 지도 편달해 주시길 염원한다.

2018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