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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깎는 환타, 여행의 환상 너머 현실을 바라보다. 대한민국 대표 여행작가 환타 전명윤이 가이드북에는 미처 다 쓰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행은 오직 기쁨만을 위해 준비된 비닐하우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 책은 우리가 여행에서 보고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 이른바 환타지의 다음 장을 펼친다.

20년 전 실연의 아픔을 뒤로하고 인도로 떠난 환타가 그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깨달은 것은 딱 하나.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그들이 우리와 다른 역사의 길을 걸어왔음을 알고 이해할 때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좋은 풍경만 눈에 담고 여행자 개인의 체험만 찾는 여행은 그곳의 사람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곳에 사는 이들을 만나고 그 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때 새롭게 드러나는 것들이 있으니, <환타지 없는 여행>은 여행의 환상 너머로 난 또 다른 여행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 책에서 환타는 천 년이 지나도 지금 그대로일 것이라고 믿었던 인도, 바다 위에 거대한 카지노 도시를 세운 마카오, 장수마을 신화가 산산이 부서진 오키나와,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억압에 맞선 홍콩 등 아시아 곳곳에서 바로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돌고 돌아 다시 일상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말한다. 여행하는 삶이란 여행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이라고. 여행은 오직 이 전제 아래에서만 현실이 된다.

첫문장
그 선배가 우는 모습은 처음 봤다.

박찬일 (로칸다 몽로 셰프, 푸드 칼럼니스트)
: “그는 어쩔 수 없이 츤데레인 사내였던 것이다.”

알고 보니 나는 이미 환타의 팬이었다. 그가 쓴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은 물론이고 인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이야기를 시사주간지에서 읽었다. 그 필자가 환타인 줄은 몰랐다. 꽤나 점잖은 본명과 장난기 가득한 필명 사이에 연결점이 없었다. 물론 환타가 ‘환상 타파’의 준말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주류인 콜라 아래 비주류인 환타라는 뜻이겠지, 하고 짐작한 게 고작이다. 이제 알게 된 환타는 주류 밖의 사람이다. 그가 쓴 가이드북도 폼 나게 미국이나 도쿄, 로마가 아니라 인도와 오키나와, 상하이를 다루지 않는가.
추천사를 쓰기 위해 원고를 받아 읽으며, 동시에 페이스북으로 그가 홍콩 시위 현장에서 보내는 소식을 구독했다. 그는 든든한 헬멧을 하나 샀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맞는 사이즈가 없다’고 투덜거리는 농담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보내오는 뉴스는 농담기 없는 정색이었다. 그의 홍콩 뉴스는 딤섬 가격과 버스 요금 인상 같은 여행자가 관심 있을 내용과는 상관없어 보였다. 가이드북 저자가 왜 카메라를 메고 시위 현장에 있을까. 말하자면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저간의 사정과 해명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다 얘기하면 재미없으니 요점만 말하면, 그는 어쩔 수 없이 츤데레인 사내였던 것이다. 안 해도 될 일을 사서 하는, 그래서 고생도 사서 하는, 진짜 가이드북의 저자가 될 수밖에 없는.
그의 가이드북은 일찍이 장안의 화제였는데, 불편하게 여행지의 속살을 자꾸 후볐기 때문이다. 맛집과 출사 포인트, 점으로 연결되는 코스만 팍팍 찍어주기 싫었던 까닭이다. 가서 사람도 좀 보고, 그 나라가 왜 그러고 사는지 알아야 여행답지 않겠느냐는 신념 때문이었을 것이다. 관광과 여행의 어느 중간쯤에 해당하는 지점이 그가 가이드북을 쓰는 목표였는지도 모르겠다. 놀더라도 좀 알고 놉시다. 그가 팬을 거느린 최초의 가이드북 작가가 된 것도 아마 그 때문일 터.
전명윤, 아니 환타는 가이드북에서 다 쓸 수 없었던 여러 여행지의 깊은 사정을 담담한 어조로 그리고 있다. 인도와 오키나와와 홍콩에 대하여. 원고를 다 읽고 다시 보니 가이드북이며 여행작가에 대해 내가 알던 것은 죄다 환상이었다. 그가 왜 사람들의 환상을 깨서 원성을 듣는지 감이 온다. 어쩌면 그건 그의 숙명 같은 의무감일 테다. 사실 여행하는 데에는 복잡한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모르면 속 편하다. 비행기 티켓을 끊고 맛있는 걸 먹고 관광객을 위해 ‘세팅’된 풍경을 즐기다 오는 게 간결한 선택 아닌가. 하나 알고는 입을 닫을 수 없는, 그래서 그는 환상 타파, 아니 환타다. 말하자면 톡톡 쏘는데 나중에 눈물 나는 그런 글을 이 책에 썼다. 다 읽으면 환타 1리터쯤 원샷한 기분이다. 시원하게 뻥 뚫리는데 왜 속에서 눈물이 나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경향신문 2019년 7월 26일자 '책과 삶'
 - 국민일보 2019년 8월 3일자 '책과 길'

최근작 :<매거진 G 3호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사소한 것들의 현대사>,<리멤버 홍콩> … 총 60종 (모두보기)
소개 :

사계절   
최근작 :<아주 좋은 내 모자>,<먼지가 되어>,<당과 인민>등 총 1,233종
대표분야 :청소년 인문/사회 2위 (브랜드 지수 261,866점), 전쟁/평화 이야기 2위 (브랜드 지수 17,219점), 청소년 소설 2위 (브랜드 지수 780,04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