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시대의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그는 많은 작품을 통해 신이 정한 비극적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 그 운명에 당당히 마주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작품 <오이디푸스 왕>에서도 피할 수 없는 저주의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이 그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까지 운명을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눈을 도려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운명'을 앞에 두고도 물러서지 않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인간의 고귀함을 자신의 작품들 속에서 드러낸다. 특히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으로써 지닌 지혜'와 그 '지혜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의 끝없는 간극 속에서 인간이 이 거대한 우주에서 얼마나 볼품없는 위치인지를 극렬히 보여주는데 그 기저에는 끝없는 탐구와 질문을 통해 일어나는 '주체적인 비극'이 오히려 인간을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유일한 출구임을, 작가는 통렬하게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