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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태생의 시인이자 소설가, 사상가였던 조에 부스케의 산문집. 1918년 5월 27일, 이십대 청년 조에 부스케는 제1차 세계대전의 격전장인 바이이 전투에서 쓰러진다. 총탄이 젊은 하반신을 뚫었다. 사건 하나가 그의 몸에, 그의 생에 가차 없이 당도한다. 하반신 불구가 된 그는 남은 생을 카르카손 베르덩 53번가 자택 침실에서 보냈다. 그의 방 덧창은 늘 닫혀 있었다.

조에 부스케는 죽기 전까지 부상의 후유증으로 고통에 시달렸다. 불구가 된 자기 몸에 대한 고통과 환멸, 수치, 치욕은 매 순간 왔다. 세계는 내게 적대적이다. 외부로부터 온 총알이, 사고가, 나를 망쳐놓았다, 고 생각했다. 사적인 분개, 의지의 실패와 좌절로 인해 자살을 기도했다. 아편을 피웠다.

어느 날부터인가, 조에 부스케는 자신에 몸에 당도한 사건을 전혀 다른 차원의 사건으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절망하는 대신, '공부'한다. 좁은 방 침대에서 죽어가는 자신의 불구의 몸을 유영하는 우주 속 한몸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를 구원할 것은 치료도, 신도, 천사도, 관념도, 감상도, 이상도, 철학도 아니었다.

자신의 부스러기 몸을 거대한 우주의 별 부스러기로 깨달으며 달관하는 순간, 생의 비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시적인 세계임을 언어로, 문학으로 증언한다. 현실 표현의 언어와 초현실의 언어를 연결하여 현실을 초현실의 자리로 끌어가고 초현실을 현실 이편으로 데려온 것이다. 비로소 '사고(accident)'가 '사건(evenement)'이 된 것이다.

제1부
내 그림자 곁에서

제2부
어둠 속의 벌

제3부
하얀 제비

계열 21
사건에 대하여
(질 들뢰즈, 《의미의 논리》)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
: 마비된 육체와 그만큼 확장된 의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저자는 육체에 대한, 정신에 대한, 생명에 대한 질문을 우리가 결코 체험할 수 없는 자리에까지 밀고 간다. 제 사지를 제 사지 속에 잠재워 놓고 있는 그의 감각 앞에서 사물은 그것이 지닌 가장 시적인 것으로 폭발하면서도 가장 완전한 현실로 그 자리에 놓여 있다. 우리의 멀쩡한 육체와 감각은 그 현실에까지 미치지 못하기에, 저자의 현실은 자주 초현실로 우리에게 감지된다. 실제로 가장 성공한 초현실주의적 기술인 부스케의 《달몰이》는 현실 표현의 언어와 초현실의 언어를 연결하여 현실을 초현실의 자리로 끌어가고 초현실을 현실 이편으로 데려옴으로써 초현실주의적 글쓰기의 이해에 매우 신비한 교과서가 된다.
: 조에 부스케의 언어는, 첫 느낌의 건조함을 지나고 나면, 이내 늪의 입자처럼 끈끈한 점성으로 읽는 이를 삼켜버린다. 미궁의 초입에서 눈이 갑자기 커지려고 하면 이내 깊은 어둠. 그러다가 다시 휘발. 마치, 침묵보다 어두운 말의 행렬 속에 육체의 신음보다 더 분명한 전언은 없다는 듯 거세된 낭심이 스스로 울다가 기어이 그 울음마저 삼켜 무심한 물체가 되는 궁극의 파탄을 시연하는 듯하다. 거세되었기에 더 강렬해지고 비대해진 욕망의 텅 빈 구멍이 신화 속 괴물의 아가리처럼 사람을 삼켰다 뱉었다 한다. 달의 냉혹한 변형주기를 문장으로 현시하는 자. 거듭 자멸하고 소생하며 달의 중심축을 몸 안에 박은 자. 살아선 결코 만져질 수 없는 내세를 영혼에 저장한 자. 자신의 육체가 자신의 관이 되고, 자신의 남성으로 자기 안의 여성을 낳은 자. 죽음이 넘쳐 꽃이 가득하나 그게 익히 아는 빛이 아니고 색도 아니다. 무슨 유리의 실선들로 이어져 끝끝내 거대한 유리의 성(모든 게 다 비치지만 모든 게 실체는 아닌 상태로, 그 자체가 유일한 실체인)으로 울울해지는 이 책은 한 사람의 육체가 제 몸을 도륙해 꺼낸 연옥이자 살아 있는 자들이 결단코 눈 비치지 않으려 하는 차가운 침묵의 음화다. 눈길 주면 마음 아니라 몸의 뿌리를 뽑아버리는 글. 이생에서 행복을 꿈꾼다면 부디, 읽지 마시길.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5년 9월 5일자 '책의 향기/150자 서평'
 - 한겨레 신문 2015년 9월 10일자 '잠깐독서'

최근작 :<달몰이>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권력과 풍자> … 총 118종 (모두보기)
소개 :

봄날의책   
최근작 :<세상의 발견>,<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코다크롬>등 총 53종
대표분야 :에세이 40위 (브랜드 지수 108,785점)
추천도서 :<아픈 몸을 살다>
우리는 누구나가 아프거나(아팠거나) 아픈 사람을 주변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아픈 몸을 산다는 것이, 또 아픈 사람을 돌본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잘 모른다. 그래서 뒤늦게 반성하고 또 후회한다. 이 책은 심장마비와 암을 앓았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아픈 몸과 돌보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준다. 잔잔하되, 오래가는 목소리로. 

- 박지홍(봄날의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