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어느 왕국에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공주님이 있었다. 사람들이 따르고, 존경을 받는 임금님의 딸이기도 하니까 단 한 번도 차별 대우를 받아 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공주님의 태도는 항상 오만했다. 자기가 어떤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우러러 보고, 존중하고, 따랐기 때문이다.
권력이며 외모며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쉬움도 없었다. 그래서 공주님에게 청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공주님은 외모만 보고 사람들을 평가했다. 그런데 그런 공주님의 무례한 태도를 본 임금님은 성 밖에 찾아온 누더기 차림을 한 거지에게 공주님을 시집보내는데….
최근작 :<강아지가 생겼어요!> … 총 11종 (모두보기) 소개 :쓰고 그린 책으로는 《강아지가 생겼어요》, 그린 책으로는 《약속》 《산을 잡아 오너라》 《수다쟁이 찍찍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결혼식》 등이 있습니다.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옛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그 안에는 슬기와 재치, 따듯한 위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등 옛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던 지혜가 숨어 있지요. 그럼 이제 '이야기 속 지혜 쏙'에 담긴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볼까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예 있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변화로 이끄는 어질고 슬기로운 마음
여기 어느 왕국에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공주님이 있어요. 사람들이 따르고, 존경을 받는 임금님의 딸이기도 하니까 단 한 번도 차별 대우를 받아 본 적도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공주님의 태도는 항상 오만했어요. 자기가 어떤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우러러 보고, 존중하고, 따랐을 테니까요.
권력이며 외모며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쉬움도 없었겠지요. 그래서 공주님에게 청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공주님은 외모만 보고 사람들을 평가해요. 나는 당신과 결혼하기 싫어요! 왜냐하면 뚱뚱해서, 키가 커서, 몸집이 아주 작아서, 얼굴이 창백해서, 얼굴이 붉어서, 턱이 조금 휘어서······.
그런데 그런 공주님의 무례한 태도를 본 임금님은 성 밖에 찾아온 누더기 차림을 한 거지에게 공주님을 시집보내요. 이 ‘누더기 거지’의 숨겨진 정체는 바로 ‘지빠귀수염 왕자님’이었죠.
이제 공주님의 남편이 된 왕자님은 공주님이 궂은일들을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제안하지요. 그런데 그 모든 일들이 일방적이고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모두 공주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도록 하는 과정이지요. 공주님이 다른 사람에게 무례했던 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려고 한다거나, 공주님이 매섭고 독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어서는 아니었어요. 단지 그 부분을 ‘이렇게 하지 말아야 해.’ 하고 조목조목 일깨워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알았던 지빠귀수염 왕자님은 공주님이 자신의 잘못을 차근차근 깨달을 수 있도록 현명하게 안내했던 거예요.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데서 피어나는 이해
공주님은 다른 사람의 마음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청혼하고 싶어 찾아온 사람들에게 자기 기준에서는 외모가 못생겼다고 바로 말하잖아요. 이런 모습을 보면 공주님의 태도는 정말 가차 없죠. 바로 싫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상대가 잘 알아듣도록 둘러댈 수도 있었을 텐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요. 공주님이 에둘러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상처를 받든, 받지 않든 그건 공주님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그런 공주님이 하인 하나 없는 작은 오두막에서 살기 시작하니까 좀 다른 거예요. 청소, 요리와 같은 집안일을 돌보게도 되고, 상처투성이 손으로 바구니를 만들어야 하지요. 거친 실에 베여 가며 서투르게 베를 짜고, 시장에서 항아리도 팔아 보고, 궁전에서 부족한 일손을 돕지요. 심지어 시장에서 항아리를 팔 때는 어떤 군인과 부딪혀 항아리가 깨지고 말지요. 공주는 그 깨져 버린 항아리를 보며 눈물까지 흘려요. 이전 같았다면 공주가 항아리가 깨졌다고 눈물을 흘렸을까요? 전혀 아니었겠지요.
공주님은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내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 덕분에 내가 이렇게 편히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로구나.’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갖가지 장식들로 휘황찬란하게 빛이 나는 무도회장. 그 속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 틈에 초라한 공주님. 그런데도 공주님은 예쁜 옷이나 보석보다는 남편과 함께 나누어 먹을 음식부터 챙겨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배려해주는 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예전에 가졌던 것들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겠지요.
결국 지빠귀수염 왕자님이 꾸민 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예전의 공주님이었다면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예요. 본인을 고쳐 주려고 꾸민 일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이제 공주님은 왕자님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할 줄 알게 되었어요. 공주님도 지빠귀수염 왕자님의 깊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성장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