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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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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수많은 명연설 중 '베스트 연설'을 꼽았다. 최고의 연설들은 오바마 재임 기간 동안 함께 일했던 9명의 연설 비서관들이 각각 하나씩 고른 것이다.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 당시 국민들을 위로한 연설과 흑인 인권 운동의 현장에서 '더 나은 미국'을 외치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명연설 뒤에는 연설비서관들의 치열한 노력이 숨겨져 있다. 각 연설마다 어떤 배경에서 어떤 문장과 표현을 고민했는지에 대한 연설 비서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책에 담겼다. 또 오바마 재임 기간 발생한 중요한 사건들 마다 미국이 어떤 슬픔과 기쁨을 느꼈는지,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어떤 말로 국민들을 위로하고 고취했는지 알 수 있다.

각 연설의 영어 전문도 함께 실었다. 영어 전문과 번역문의 표현 방식의 차이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보는 재미다.

최근작 :
소개 :한양대학교 영미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국제회의통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전문 통역사로 활동 중이다. 2016년 한-EU FTA 무역위원회 회의, 2016년 아세안+3 정보장관회의, 2017년 OECD 국제교통포럼 등 주요한 국제회의에서 통역을 담당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연합뉴스TV로 생중계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생중계 동시통역을 맡았다.

최현진 (옮긴이)의 말
연단 뒤에서

대통령의 연설은 국내외 현안에 대한 국가의 방향이라는 중대하고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동시에 모든 국민을 상대로 하는 말이기에 누가 들어도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표현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국민과 전 세계가 귀 기울이며, 역사에 위대한 발자취로 남겨질 대통령의 연설문이 단어는 물론 조사 하나까지도 고민이 담긴 ‘작품’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은 좋은 본보기다. 그는 명료한 문장을 사용하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다. 성경이나 격언을 인용해 전달력을 높이고, 사례와 비유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이해를 돕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적절한 운율과 수미상관 등의 기법도 효과적으로 사용해 듣는 이에게 진정성 있는 울림을 만들어 낸다. ‘오바마의 연설’은 지적 수준을 과시하듯 나열된 정치인의 미사여구와는 격이 다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이런 요소들은 잘 손질된 재료들이라 할 수 있다. 재료들을 잘 버무리고 조리해 하나의 요리로 만드는 것이 주방장의 역할이라면 오바마의 연설은 ‘셰프 오바마’가 잘 만들어 놓은 근사한 요리다. 연설 도중 등장하는 오바마 특유의 임기응변과 여유는 오직 주방장만 알고 있는 비법에 해당될 것이다. 과감하면서도 솔직한 표현은 연설에 힘을 불어넣어 귀를 즐겁게 한다. 확신에 찬 표정과 몸짓이 더해지면 눈까지 즐겁다.
오바마는 “우리가 곧 미국”이라는 문장을 즐겨 사용한다. 이 표현 방식을 빌리자면 ‘오바마의 연설은 곧 오바마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굵직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는 연설을 통해 국민을 일깨우고, 마음을 어루만지고, 고취했다. 냉철하면서도 애정을 담은 말과 글을 통해 미국인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역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미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에 대해 역설했다. 미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오바마의 연설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오바마는 연설 직전까지 꼼꼼하게 연설문을 검토하고 수정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문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연설에 담긴 메시지들이 오바마 한 사람만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연단Podium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이들이 있었기에 제대로 빛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대통령의 최고의 순간을 위해 연설문을 수없이 쓰고 고쳤을 그의 연설보좌관들이 선정한 ‘최고의 연설’ 아홉 편을 담았다.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 통과를 역설한 상·하원 합동 연설과 50년 전 흑인 참정권을 외치며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행진했던 이들을 기리기 위한 연설 등 오바마 개인과 미국 정부에 큰 의미가 있는 순간들이 기록으로 남았다. 미국 프로 농구NBA 챔피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선수단 백악관 초청 행사처럼 오바마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장면도 담겨 있다.
연설문을 옮기면서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철저하게 검토했다. 내가 오바마의 연설보좌관이라면 무엇을 연구하고 어떻게 메시지를 작성할지 상상해 보았다. 또 한국의 대통령과 지도자들이 이 연설문으로 연설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떠올려 보기도 했다. 연설에 녹아 있는 미국의 역사와 현안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찾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오바마의 연설 영상을 무수히 반복해 보면서 때론 오바마에게, 때론 연설을 듣고 있을 청중에게 나 자신을 번갈아 투영하며 번역에 임했다.
이해, 충실, 완성에 기반을 둔 번역은 단순히 출발어를 도착어로 치환하는 작업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어로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연설문으로 번역하기 위해 일 년 가까이 매일 사전을 펴놓고 고심했다. 언어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오바마가 표현하고 싶어 했을 아주 작은 뉘앙스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마감 없이 영원히 시간이 주어졌다면 평생 글을 다듬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제회의 통역사로서 대통령의 연설을 전달하는 일은 영광스럽고 가슴 설레는 일이다. 독자들이 오바마의 연설을 읽으며 우리 또한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고민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번역에 쓰인 고된 시간의 대가로 충분할 것이다.

2017년 서울과 토론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