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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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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건의 핵심에는 늘 ‘동의 여부’가 있다. 이 책은 ‘동의 없음’을 성폭력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리고 ‘동의’ 개념이 어떻게 권력형 성폭력, 데이트 강간, 리벤지 포르노를 꿰뚫는지 보여준다. 성적 동의에 관한 이론과 쟁점을 폭넓게 다룬 입문서다.
미디어에서 성적 동의를 등한시하고 무시하는 현실을 살핀 책이다. 기성 매체인 TV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하위문화’로 취급되던 로맨스 소설(126쪽)과 팬픽(159쪽)까지 영역을 넓혀 보는 것은 유의미한 시도이다. 대중 매체에서 성과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방식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고 ‘동의’에 무관심한 편이지만 몇몇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앞서 언급한 「겨울왕국」이 한 예다. 「데드풀」과 「데드풀 2」는 ‘동의 철회’ 장면을 영화의 코믹한 톤을 해치지 않으면서 진지하게 그려냈다.(135쪽) 이 책은 우리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을 새롭게 보게 되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들어가며
: 한국에서 강간을 인정받으려면 폭행이나 협박을 당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강간은 조금 거친 성관계도, 성적 일탈 행위도 아니다.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가 바로 강간이다. 가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했는지에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어떻게 부인되었는지로 관심이 이동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유이고 평등이지 보호와 감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저자가 ‘성적 동의’가 문제의 핵심이며 ‘동의’에는 급진적인 힘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나도 완전히 동의한다. : 폭행 협박이 없어서, 피해자답지 않아서, 성폭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좌절했던 숱한 피해자들이 있다. ‘내가 당한 그 일은 성폭력이 아닌가?’라는 절규에 이제 사회는 답해야 한다. 이 책은 성적 자기 결정권과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방법, 그리고 ‘동의 없음’으로 성폭력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비동의 강간죄 개정과 그에 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한 지금, 대단히 시의적절한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0년 1월 10일자 '책꽂이' - 문화일보 2020년 1월 9일자 - 한국일보 2020년 1월 9일자 '새책' - 조선일보 2020년 1월 11일자 '한줄읽기' - 중앙SUNDAY 2020년 1월 11일자 '책꽂이' - 경향신문 2020년 1월 10일자 '책과 삶' - 세계일보 2020년 1월 11일자 - 한겨레 신문 2020년 1월 17일 성과 문화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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