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협궤열차인 꼬마열차에 얽힌 일제 강점기 시대의 민족 수난사를 의미 깊게 다룬 역사 판타지 동화이다. 이 책의 중심인물인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인 어린 시절을 슬픔과 아픔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지금은 승객이 없어서 운행이 중단된 채 잊혀져가는 꼬마열차처럼 할아버지가 일제 강점기에 겪은 아픔은 조각난 퍼즐처럼 뒤엉킨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할아버지는 사라져가는 기억을 더듬으며 날마다 누군가를 기다리듯 들판에 나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꼬마열차가 다닌 철길 흔적을 따라 걷는다. 아들과 며느리가 말려도 뿌리치고 고집스럽게 들판으로 나오는 이유를 할아버지 자신조차 알지 못한다. 무엇이 할아버지를 철길 흔적이 남아 있는 들판으로 날마다 불러내는 것일까?
그 아이
기다림
그 해 겨울
반딧불 눈물
괴물 열차
함박눈 내리는 날
소년을 만나다
은방울꽃 향기
하시마에서 온 편지
꼬마열차를 탄 아이
박경태 (지은이)의 말
꼬마열차는 우리가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될 가슴 아픈 역사와 상처를 품고 달린 적도 있었답니다. 일제 강점기때 일본이 우리나라를 손쉽게 침탈하려고 급하게 놓은 수인선을 달린 꼬마열차는 강제 징용과 식량 자원 수탈, 그리고 위안부 소녀들을 끌고 가는 교통수단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꼬마열차가 추억 속으로 사라졌듯이 사람들도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점점 잊어 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잊어 가는 나라는 결코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어요. 역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꼬마열차를 타고 가면서 꼬마열차에게 약속을 했답니다. 언젠가는 꼬마열차의 아픈 역사 이야기를 꼭 동화로 쓰겠다고요. 이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일제 강점기 우리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고 떠났던 꼬마열차지만 언젠가는 우리에게 희망과 꿈의 열차가 되어 돌아올 거라 믿어요. 그때까지 우리 기억하기로 해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