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클래식' 14권.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대표작인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이며, 최근에는 랜덤하우스 출판사 편집위원회로부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위대한 20세기 영어소설로 뽑혔다.
<위대한 개츠비>는 작가 피츠제럴드의 자화상임과 동시에 그가 살았던 1920년대 미국의 시대적 초상화이기도 하다. 또한 개츠비가 잡으려 했던 그의 꿈은 '아메리칸 드림'의 재해석으로 읽힐 수 있다. 데이지의 집 쪽에서 비춰오는 녹색불빛을 보며 열망하는 개츠비는 미국적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미국인의 초상이다.
그러나 개츠비의 꿈의 대상이 계층적 부와 안락 안에서 도덕성과 진정한 사랑을 잊고 살아가는 데이지라는 사실은 그 꿈이 변질되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신대륙을 찾아온 초기 건국조상들이 실현하고자 했던 그들의 꿈은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기회의 땅을 이루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미국의 꿈은 물질적 부를 통해 안락함과 힘을 확보하는 것으로 타락되었다.
잘못된 꿈의 대상과 그것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왜곡되고 타락한 수단은 데이지와 개츠비의 부정한 돈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개츠비는 잘못된 꿈일지언정 그 꿈을 성취하기 위해 일편단심으로 달리는 낭만적 열정과 가능성의 소유자다. 바로 이러한 치열함과 순수함이 먼지 찌꺼기나 부표처럼 떠도는 다른 인물들과 그를 분리시키는 그의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정화 (옮긴이)의 말
《위대한 개츠비》는 읽을수록 맛이 나는 작품이다. 일인칭 화자인 닉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품의 안과 밖을 드나드는 즐거움이 크고, 피츠제럴드의 독특하게 간결하면서도 함축성이 짙은 문체는 역자로서 매우 힘든 대상이기도 했지만 큰 기쁨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작가의 유머와 위트는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 속에서도 상큼한 기대감을 갖게 해 절묘한 조화의 맛을 느끼게 했다. 번역 기간 내내 피츠제럴드의 문체에 빠져 정말 행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