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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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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밭에 무얼 심지?>, <행복 콘서트>의 작가 최영순의 세 번째 작품. 여가를 꿈꾸지만 여유조차 없이 조급한 마음으로 분주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알지만 모두들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것들을 짧은 만화와 몇 줄의 글을 통해 들춰 보인다. 함께 웃자고 채근하는 대신 먼저 미소 지으며 선사하는 86편의 이야기에는 세상살이의 경험과 지혜가 한 편 한 편에 담뿍 담겨 있다.
저자의 만화에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갓난쟁이부터 고민이 많은 청년, 살림을 배워 가는 새댁, 자녀 교육을 걱정하는 부부, 가족의 건강을 챙기느라 바쁜 엄마, 쉴 틈 없이 일하는 가장, 도인의 경지에 오른 듯한 노인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이름조차 알 수 없다. 나와 닮은 혹은 어디선가 만난 듯한 사람들 그 모두가 주인공이다. 86편의 명상 만화는 언뜻 제각각인 듯 보이지만,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만 사는 모습('바쁜 일 끝나면')에서 시작해 삶에서 잊지 말아야 하지만 쉽게 잊어버렸던 가치들을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하나씩 꺼내 보이다가 이 좋은 말씀들을 어떻게 담아 두고 살 것인지('좋은 말씀')로 마무리 짓는 일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첫 번째 이야기_사랑을 미루지 마세요 : 최영순의 만화는 지금 우리의 마음 밭에 꽃씨처럼, 풀씨처럼 떨어진다. : 최영순 만화의 앞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여백과 여운은 시나 소설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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