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10년 만에 개작한 <길 없는 길>의 결정판.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에 종교적 원색미가 물씬 느껴지는 표지로 장정을 바꾸었다. 구한말 한국불교의 중흥조인 경허선사와 만공선사를 축으로 우리 정신사의 핵을 이룬 선사상의 흐름을 담았다.
초판 서문에서 "이 소설은 소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형식을 무시했기 때문에 거친 부분이 많고, 중언과 부언이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것을 대패로 밀어 매끄럽게 다듬지는 않기로 하였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이번에는 300매 가량을 줄이고 다듬었다.
미완성의 조각을 그대로 방치해 둔 듯한 느낌 때문에 이렇게 손을 대게 되었다고. 오래 전부터 품어 오던 생각대로 각 권마다 자료사진을 첨부하여 개정판을 꾸몄다. 초판 당시 ' 이 시대의 대장경(大藏經)'이라는 평가를 받은 후 10년 간 약 1백부가 팔렸다.
가톨릭에 귀의한 작가가 쓴 불교 소설이란 점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나라의 불교사를 좇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