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은 여성문제의 시작점이자 끝이다. 요즘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이영자의 다이어트나 청소년의 매매춘을 비롯한 성산업, 남녀 성비 불균형과 낙태 등 어느 것 하나 여성의 '몸'이 개입되지 않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의료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이화여대 여성학과에 재직 중인 김은실 교수가 '여성의 몸'을 주제로 썼던 그간의 논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여기서 그가 이야기하는 몸이란, '문화가 각인된 장으로서의 여성의 몸'이며, '문화 권력의 각축장으로서의 여성의 몸'이다.
그는 1980년대 초 농촌 여성들의 피임과 출산 경험을 연구하면서 어떻게 몸이 여성이 되는 물질적 토대로 작동하는가, 특정 문화와 특정 사회 관계 속에 존재하는 몸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또 몸과 관련된 제도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의 문제의식을 연이어 갖게 된다. 결국 그의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몸을 둘러싼 권력 관계를 끊임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귀착된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여성의 몸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그것에 기반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식, 대중문화에서 여성의 성이 재현되는 방식, 성 산업에 유입되었던 십대 여성들의 삶의 조건과 그들의 몸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경험들, 출산/낙태에 관련된 여성 몸의 실천에 관한 논문 등이 실려 있다.
Ⅰ. 한국사회의 성별 체계와 여성의 이미지
몸의 경험과 느낌을 중시하는 새로운 사회를 구상하며
성적 주체로서의 여성의 재현과 대중문화
여성의 건강/몸 관리와 육체 이미지의 소비문화
Ⅱ. 여성의 몸/몸. 정체성
성산업 유입 경험을 통해 본 십대 여성의 성과 정체성
한국 여성의 출산문화
아들 낳기와 여성 주체성
Ⅲ. 여성의 재생산과 국가
낙태에 관한 한국사회의 담론과 여성의 삶
국가와 여성의 출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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