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정호승, 박완서, 안도현, 오정희, 김훈, 김용택... 이름만 들어도 마음에 서정이 불쑥 차오르는 작가들이 모여 옴니버스 에세이집 하나를 만들어냈다. 18명의 작가는 각각 대여섯 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을 선사했는데, 그 내용이나 글품새는 제각기 다르되 한결같이 행복하고 포근하게 마음을 감싸준다는 점은 같다.
작가 안도현은 자신의 작업실에 대해 썼다. 시골에 자리잡고 있기에 돌담, 숲, 새소리, 마을 어르신들까지 다 거느린 그 작업실의 이름은 '구이구산'. 도시의 번잡함이 싫어 호강을 누려보려고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동네 어르신들이 일년내내 노동하여 만든 담배 한 포기가 단돈 500원에 팔린다는 걸 듣고 작가는 이렇게 결심한다. '앞으로는 원고료가 적다고 투정을 부리지 말자!.'
가장 유쾌한 산문을 보탠 작가 김훈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충고한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돈만 아는 사내가 되라는 충고가 아님은 물론이다. 밥먹고 자고 살아가는 일상의 경건함을 깨우치라는 말을, 이토록 재밌게 해 놓았다.
다른 작가들의 글도 여행, 집, 부부, 친구, 자연, 병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의 19번째 저자를 대라면 19점의 그림을 그린 화가 박항률을 꼽아야한다. 명상하는 듯한 그림들은 그저 삽화라고 하기에는 아깝다. 정호승의 책 <항아리> 등에도 그림을 그렸었다.
1.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2. 눈을 감고 보는 길 - 정채봉
3. 내 마음의 풍경. 운주사 와불님 - 정호승
4.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 박완서
5. 내 작업실. 구이구산 - 안도현
6. 사랑하라. 지금이 달려간다 - 강은교
7. 가을밤 - 오정희
8. 누가 말려 - 임의진
9. 아. 그리운 집 그 집 - 김용택
10. 선물 - 곽재구
11. 서성임의 풍경들 - 장석남
12. 거지 노래 - 재연
13. 길에서 쓰는 편지 - 김하돈
14. 불혹의 바다 - 김재일
15.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김훈
16. 새나 돌멩이에게 상을 드리는 사람들 - 최성각
17. 이웃 - 이인환
18. 그때 참새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권정생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및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바리연가집』, 『초록 거미의 사랑』 등을 지었으며 산문집으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박두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사평역에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아리랑』, 『한국의 연인들』, 『서울 세노야』 등이 있고, 산문집 『곽재구의 포구기행』, 『곽재구의 예술기행』, 『우리가 사랑한 1초들』 등이 있다. 동화집으로는 『아기참새 찌꾸』, 『낙타풀의 사랑』,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짜장면』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동서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받았다.
1982년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그래서 당신』 『수양버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나비가 숨은 어린 나무』 『모두가 첫날처럼』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며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다. 오랫동안 신채호 탐구에 몰두하여 헌정 시집 『광장을 꿈꾸다』 기획 출간(2013), 『단재 기행』 출간(2015), 추모 연극 「선택」 시나리오 집필(2016), 특별전 「베이징 독립운동의 세 불꽃」(2019) 등 다양한 추모사업과 창작 활동을 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그 산맥은 호랑이 등허리를 닮았다』, 『푸른 매화를 보러 가다』, 『마음도 쉬어가는 고개를 찾아서』외 다수가 있다.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젖은 눈》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뺨에 서쪽을 빛내다》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5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열아홉 살에 선운사로 출가했다. 원광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태국 왓 벤짜마보핏 사원(Wat Benchamabopitr)에서 초기불교 경전을 공부했으며 인도 푸나대학교(Univ. of Poona) 산스크리트 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지리산 실상사 주지, 선운사 초기불교 승가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 《빼빼》, 산문집 《입산》 《방랑시작》이 있고 《티벳의 사랑과 마법》 《죽어라! 그대 죽기 전에》 《싯타르타의 길》 《사성제》 등을 번역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문화 및 환경운동을 시작했으며, ‘생태’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던 시절부터 생태기행 활동을 활발히 했다. 사찰생태연구소 대표, 두레생태기행 회장, 두레문화기행 회장, 숲해설가협회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108사찰 생태기행―산사의 숲』(2010, 전10권), 『다시 섬진강 대숲에서』(2009), 『생태기행』(2001, 전3권) 등이 있다.
1974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198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 뉴욕, 런던, 볼티모어, 후쿠오카 등에서 26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세종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명상적인 그의 그림에는 고요한 침묵의 향기가 있고, 자연을 통해 성찰하는 내면의 깊은 응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