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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인 1993년 처음 발표되어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의 개정판이다. 재발간본은 1993년판과 구성을 달리한다. 기발간본에서는 17세기 초중엽의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안토니오 코레아(유승업)의 이야기와 20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하는 한국 종합상사 직원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었다.

하지만, 개정판에서는 20세기 후반의 이야기가 시의성(時宜性)에 맞지 않고 전체적인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든다는 작가의 판단에 따라 안토니오 코레아의 이야기만 다루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2002년판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안토니오 코레아의 드라마틱하고도 감동적인 인생역정을 좀더 긴박하고 빠른 리듬으로 좇는 셈이다.

작가는 네덜란드 화가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그림('한복을 입은 남자 -A Man in Korean costume)'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구상했다. 프란체스코 카를레티라는 이탈리아인이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가 있던 조선 청년을 데리고 고국 이탈리아로 돌아갔다는 기록, 그리고 현재 이탈리아 남부의 알비라는 작은 마을에 '코레아'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작품구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설은 송상(松商, 개성상인)의 후예인 유승업이라는 인물이 이탈리아로 건너가 베니스에서 상사원으로 일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개성상인의 비범한 상재(商材)와 한국인의 진정한 상도(商道)로 온갖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해피앤딩 스토리다.

최근작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마지막 명령>,<베니스의 개성상인 2> … 총 36종 (모두보기)
소개 :

오세영 (지은이)의 말
오래 전 신문에 실렸던 한 장의 그림―네덜란드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한복을 입은 남자’―은 내 운명을 바꿔 놓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뇌리 속에 잠복하고 있던 그 엄청난 충격은 마침내 문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나를 이야기꾼의 세계로 인도했다.

지금도 그 때를 기억하면 가슴이 설렌다. 400여 년 전의 서양 화가가 조선 옷을 입고 있는 한국 사람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니! 그렇다면 당시에 조선인이 유럽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구한말에 이르러서야 조선이 비로소 서양세계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정신이 번쩍 뜨일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피렌체 사람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가 일본 여행길에 나가사키에서 임진왜란 당시 포로로 끌려갔던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조선인 청년을 대동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갔다는 사실과 지금 남부 이탈리아의 알비라는 작은 마을에 코레아라는 성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차례로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그림 속의 한복을 입은 남자는 프란체스코 카를레티를 따라서 이탈리아 행을 했던 안토니오 코레아란 말인가? 그리고 코레아라는 성을 쓰고 있는 알비 사람들은 그의 후손들인가? 그런 추리가 머리에 떠올랐지만 그 세 가지 사실을 직접 연결해 주는 단서는 없었다. 나는 군데군데 드러나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상상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나는 한복을 입은 남자―자료를 조사해 가면서 나는 그가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의 늠름한 자태와 자신감이 넘치는 듯한 미소에 주목했다. 혈혈단신으로 먼 세계로 간 사람이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그리고 루벤스 같은 거장을 초청해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할 수 있을 정도라면 대단한 신분과 상당한 재력의 소유자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러 정황들을 바탕으로 해서 안토니오 코레아를 조선을 대표하는 개성상인의 후예로, 그리고 그의 활동무대를 당시 유럽 세계를 대표하는 상업도시 베니스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꾸며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