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가 2005년에 발표한 단편집. 술집, 공원, 편의점, 역 앞, 노래방, 공항, 피로연장, 크리스마스이브 밤의 신주쿠를 각각 무대로 삼은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일상에서 탈출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각 장소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리는 것이 각 이야기의 일관된 기술 방식이다.
각 소설의 화자들은 일상의 틈새에서 자신의 과거나 주위 상황, 자신의 기분, 장래에 대한 희망과 결단을 고백한다. 미래를 그리거나 다양한 고민들을 해결하거나 새로운 희망을 품는 순간순간. 그러한 찰나의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단편집이다.
표제작 '공항에서'는 이혼 후 술집에 나가다 만나게 된 연하의 남자를 통해, 의족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실행에 옮기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노래방에서'는 여고생과 노래방에 간 중년 남성이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피로연장에서'의 주인공은 타인의 결혼식에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무엇을 떠올린다.
편의점에서
술집에서
공원에서
노래방에서
피로연장에서
크리스마스
역 앞에서
공항에서
작가 후기
무라카미 류 (지은이)의 말
이제 사회의 절망과 퇴폐를 그리는 것은 너무 진부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아주 잠깐만 발걸음을 옮기면 우리는 어디서나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에는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의 사명이었다. 근대화의 물결로부터 밀려났거나 홀로 남겨진 사람,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거나 휩쓸린 사람들은 고스란히 작품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단편집을 통해서 나는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다른 희망을 가졌음을 보여 주고 싶었다. 사회 전체의 희망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는 개인적인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