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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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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전체가 자연 보호 구역이 되어 내려가는 것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토성 맨션>의 장르는 분명 SF다. 그러나 보통 SF가 과학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시공간의 '설정' 자체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이야기가 풀어져 나간다고 한다면 <토성 맨션>은 상당히 독특한 콘셉트의 SF라고 할 수 있다. 지구에서 아무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맨 첫장부터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떤 멸망의 기운이나 음울함도 느낄 수 없다. 어떤 시스템을 통해 전 인류가 거주할 정도로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 유지되는지 딱히 과학적인 설명을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려는 인간의 분투를 그리지도 않는다. 대신 구조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위기의 시대에 그들이 품고 있는 작은 꿈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것은 마치 강경옥의 <라비헴 폴리스>나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처럼, SF라는 장르의 외피를 쓴 서민들의 일상 드라마일 뿐이다. 링 시스템의 내부 모습은 SF적인 느낌이 철저하게 배제되었기 때문에 창을 닦는 장면이나 '연료 전지로 만든 물' 같은 말이 아니라면 과연 이 만화가 미래와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SF인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층의 서민 동네는 오히려 현재의 일본보다도 훨씬 예전이라는 느낌을 주는 '복고적'인 공간으로 그려졌다. foor.1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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