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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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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 엽기전>의 작가 백민석의 2번째 소설집. 유령이 활보하는 8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유령이 활보한다'함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설명. 산 사람인 줄 알고 이야기나눴던 이가 죽은 사람의 유령으로 드러나는 일이 허다하다.
표제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에서 '나'는 커다란 저택의 도련님 'aw'의 심부름꾼. '나'는 'aw'를 질투하여 그의 말투, 그의 걸음걸이, 그의 문장까지 모방해나간다. 그러나 '나'는 열심히 베끼기를 노력하면서도 정작 'aw'가 진작에 죽었음을 모른다. 그렇다면 '나'가 베끼는 것은 '유령'이었던 것이 된다. 유령과 소통하는, 그래서 내 스스로 유령이 되는 이 세계는 <목화밭 엽기전>처럼 '엽기'적이기보다 서늘하게 무시무시하다.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 백민석의 최근 소설들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의 한 극단을 보여준다. 곧 "직사광선 아래 놓아둔 빠닥빠닥한 알루미늄 포일처럼 쿨하면서도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그것이다. 기억과 자의식의 '진창 늪' 속에서 '아주 작은 한 구멍'과도 같은 의식의 타자를 발견케 한 것 또한 이러한 상상력의 힘이다. - 손정수(문학평론가) : 그는 많이 사색하고 조금 말하고 그리고 아주 적게 써야 한다는 것을 잘 아는 작가이다. 피할 수 없는 것은 극복되어야 하며, 때로는 운명에 맞서 싸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소설가이다. - 조경란(소설가) : 백민석은 장원과 극장, 아파트 승강기 앞, 신문 보급소, 병원과 같은 공간을 중심으로 그의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잊고자 한 것들을 사실상 유령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불려내고 살려냈다. 백민석 소설의 유령들은 도저히 망각할 수 없는 삶의 흔적을 따라서 여기저기서 출몰하는 '살아 있는 과거'인 것이다. - 최성실(문학평론가) : 과거가 미래가 되는 시간의 역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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