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코는 어느 날 갑자기 집에 찾아온 아저씨를 따라 엄마와 두 누이동생을 두고 새로운 집에 가게 된다. 게다가 새 집의 아저씨와 아줌마는 '막스'라는 원래의 이름을 무시하고 '키프코'라고 부른다. 온 몸을 찌르는 듯한 향수병에 비명을 질러 대기도 하고, 나름대로 말썽을 부려보며 집에 데려다 주기를 은근히 기다려보기도 하던 키프코는 어느새 아저씨, 아줌마와 사는 생활에 익숙해진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키프코의 자전적(?) 서술로 이어진다. 크리스마스라고 기뻐하며 이상한 나무 한 그루(트리를 말하는 것이리라)에 기뻐하던 아주머니가 키프코가 애써 가져온 나뭇가지를 보며 화를 내는 것에 사람들은 이상하다라 생각하기도 하고, 부활절이란 '소시지 하나와 비스킷 세 개를 먹는 날'이라 나름대로 결론 내리기도 하는 키프코의 깜찍한 생각들이 이어진다.
개들도 나름대로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있다는 것, 사람들의 행동이 개의 입장에서 볼 때 이치에 맞지 않고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기'라는 단순하고도 오묘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는 데에 있다.
1943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태어나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비스바덴에서 작곡가, 비평가, 소설가, 번역가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지은 책으로 <피리부는 에르빈 Erwin mit der Tro"te>, <올라프 물에 빠지다 Olaf taucht ab>, <로큰롤 제왕 Der Rock'n'Roll-Ko"nig>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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