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 현실을 은폐하는 조작된 ‘어용 단어’들을 노동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용어사전이다. 또한 국가주의의 객체로 국가의 지배를 받는 ‘국민’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주체인 ‘인민’의 관점에서 ‘어용 단어’들을 재해석한 철학적 실용사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에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경제연구소(한경연)라는 기관이 있다. 이곳에서 ‘바른 용어를 통한 사회통합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2013년 4월 25일 토론회를 열었다. 국립국어원의 토론회 주제를 연상케 하는 이 자리를 통해 한경연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긍정적으로 선전하는 용어를 ‘바른 용어’라 부르며 바꾸어 부르자고 주장했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로, ‘재벌’은 ‘대기업집단’으로, ‘자유방임주의’는 ‘불간섭주의’로, ‘낙수효과’는 ‘소득창출효과’로, ‘보수와 진보’는 ‘우파와 좌파’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한경연의 이러한 용어 조작 시도는 누리꾼들의 비난 속에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오래전에 조작되어 사회성을 획득하고 보편적으로 쓰이는 말들이 있다. ‘노동자’라는 보편적 용어 대신 쓰이는 ‘근로자’, 신분 차별을 인정하면서 일반 자본주의를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도록 만드는 ‘천민자본주의’,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경제민주화’ 등이 대표적 예이다.
역사 8위 (브랜드 지수 410,879점), 청소년 인문/사회 13위 (브랜드 지수 78,543점), 고전 16위 (브랜드 지수 247,51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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