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옹의 귀족 집안 출신인 생텍쥐페리는 조종사라는 진기한 이력 못지 않게 뛰어난 작품들을 자랑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스테디 셀러 중 하나가 바로 <어린 왕자>이다. 어른들이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동화는 엄밀히 말하면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아이처럼 천진한 어린 왕자의 시선에는 어른들의 여러 가지 모순들이 잡힌다. 가질 수 없는 별을 은행에 넣어 두고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업가, 명령을 내릴 신하가 한 명도 없는데 군주의 권위만 지키려 하는 임금님, 혼자 살고 있으면서 자만심에만 가득 찬 사람 등 여러 군상들 속에 인간의 욕심을 읽을 수 있다.
어린 왕자는 여우와 뱀, 주인공을 통해 길들여진다는 의미를 배우고 자기 별에 두고 온 장미꽃 한 송이를 위해 다시 떠난다.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의 그림을 이해할 줄 아는 주인공의 눈에 어린 왕자는 영원히 좋은 친구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