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이야기는 포르투갈의 성립과정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로부터 출발하며, 두 갈래 배경으로 나뉜다. 하나는 교정자인 라이문두 실바가 꼭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리스본 쟁탈전의 대안역사와 관련된 핵심적인 일화들로 가득 찬 12세기이다. 또 하나는 라이문두 실바의 일상생활과 새로운 편집자와의 만남이 벌어지는 20세기이다.
새 편집자는 그에게 이미 확립된 역사기록을 근본적으로 바꿔 쓰는 이유를 정당화해 보라는 과제를 던진다. 라이문두 실바는 십자군의 도움이 없으면서도 리스본을 탈환할 수 있는 힘이 어디 있었는지를 당시 아퐁소 국왕의 연설이나 거기에 참전했던 병사들의 사기, 그리고 리스본 성의 상황 속에서 찾아냄으로써 역사 기록 속의 빈틈들을 그럴 듯하게 메우려 한다.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교정자인 라이문두 실바를 통해 역사기록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역사 속에 기록된 사건들의 또다른 버전을 상상함으로써 포르투갈 역사의 중요한 일부를 다시 쓰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삶을 바꿔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