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되살려, 현대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비극적 최후를 풍자한 우화소설.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 2000년 작으로, 세계화와 소비지향적 자본주의에 대한 조롱과 개인과 자아의 소멸에 대한 애도, 대중적 기호와 취미에 대한 작가의 저항의식이 나타나 있다.
딸 내외와 함께 작은 마을에서 도자기를 빚어 생계를 이어가는 늙은 도공 시프리아노 알고르의 소박한 삶과, 쇼핑몰과 놀이동산, 주거공간이 합쳐진 전능한 편의시설인 '센터'를 대비하여, 공룡처럼 거대해지며 자연과 인간성을 파괴해 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포르투갈의 역사에 한정되어 있던 사라마구의 작품세계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전환을 맞는다. <동굴>은 <눈먼 자들의 도시>와 더불어, 특정 시대와 장소를 넘어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보편적 성찰이라는 사라마구의 후반기 문학적 특징을 드러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