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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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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자정의 결혼식>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한지수의 첫 장편소설. 여기에는 이제껏 우리 문학에서 발화된 적 없는, 사랑에 관한 가장 솔직하고 독특한 대화법이 들어 있다.
'비폭력 대화법'으로부터 소설을 이끌어낸 작가는 사랑을 전하는 말에 있어서조차 우선 '말'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말은 '방어와 공격의 몸짓을 곁들인 의성어'라고 표현하면서, 방어를 잘하려고 애쓰다보면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한지수 작가는 그런 환경 속에서 또 하나의 특별한 연애 소설을 만들어냈다. "사랑이란 얼마나 까다로운 음식인가. 조리가 끝나고 최상의 맛을 내는 시점부터 서서히 식어가는 일이 남았으니. 그러니 식기 전에 최대한 맛있게 먹을 일이다. 그 달콤함에 물리고 싫증이 날 때까지.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그 달콤함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사랑을 단정하여 논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사랑에 대한 정의를 명쾌하게 내려주는 것 같은 말이다. 정부를 집안에 끌어들여 아내가 머리를 쥐어뜯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그 고통의 세기로 사랑을 측정했다는 헤밍웨이식 사랑법에 대한 인용이 있다고 해서 이 소설 <헤밍웨이 사랑법>이 마조히스트적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치열할 수도 있는 사랑의 방정식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온화한 열정의 방식으로 풀어냈을 뿐이다. 제1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2년 12월 1일자 새로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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