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숙의 <부석사>는 작품의 주제에 해당하는 뛰어난 상징의 설정과 그 주변을 긴밀하게 겹겹이 둘러치는 이미지와 에피소드로 독서를 미려한 의미망을 짓는 하나의 축제로 만드는 작품이다. 그 발견에서부터 사사적 이야기를 축조하는 조용한 듯하나 사실은 현란한 기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 최윤(소설가·서강대 교수)
: <부석사>는 오늘의 젊은이들이 곧잘 젖어들곤 하는 상실감이나 배신감의 한 근원을 잘 열어 놓고 있다. 범상한 사연이 신경숙 특유의 문체미학을 통과하면서 문제적인 삶의 이야기로 도금되고 있다. 이 작품도 신경숙의 작가로서의 힘을 군더더기 없이 느끼게 해준다. - 조남현(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 <부석사>는 과거와 현재의 상호 교차적 연계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서로 닿지 않고 떠 있는 ‘부석(浮石)’의 연기설화를 원형화하면서 인간관계와 심리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친화적 단절 내지 단절적 친화의 실체를 선명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 이재선(문학평론가·서강대 교수)
: 신경숙 소설의 재미는 그림조각 맞추기처럼 소설 속에 묘사된 집, 길과 같은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짜맞추어 가다 보면 완성된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 단편적인 세계들이 서로 얽히고 부딪치면서 서사적 언어로는 기술하기 어려운 인간의 추상적인 내면세계에 음향과 형태를 부여한다. - 이어령(문학평론가·이화여대 석좌교수)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구경꾼들』 『상냥한 사람』, 소설집 『거기, 당신?』 『감기』 『날마다 만우절』 등이 있다. 김승옥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현대문학 상 등을 수상했다.
1998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을 발표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 장편소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무영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을 받았다.
신경숙 (지은이)의 말
나를 여기에 두고 저만치 가 버리는 그런 것, 소설
제게 있어서 소설은... 그런 것입니다. 언제나 저를 여기에 두고 저만치 가 버리는 그런 것. 딴엔 눈을 부릅뜨고 그 뒤를 쫓아가 보지만 가 보면 또 저만치 가 버린 뒤입니다. 새 작품을 시작할 때면 흥분과 설렘으로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것이 나오려는가, 스스로 숨죽이면 긴장하지만 마쳐 놓고 보면 삶을 뒤쫓아갈 뿐인 언어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 메워질 수 없는 거리를 감지하면서도 작가로 살아가고 있으니 치유될 수 없는 이 괴리가 제 운명이라 여깁니다.
이러해서 고독과 죽음 앞에 선 존재 탐구, 살아 있는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의 가치, 어긋난 개인과 사회, 등돌린 타자들끼리의 새로운 관계망을 언어로 형성해 보려는 제 여정은 늘 과정에 놓여 있을 뿐으로 완성이 될 수 없습니다. - 신경숙(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