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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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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혼을 기려 전주문화방송이 제정한 혼불문학상의 제2회 수상작. 박정윤 작가의 장편소설로, 세상의 규칙과 삶의 방식에 대해 무지한 '바리'가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알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부조리한 세상의 모습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이다.
바리데기 신화를 바탕으로 두고, 인천 변두리 지역을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복원했다는 평을 들으며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열차가 수인선을 달릴 때는 호황을 누렸으나, 노선이 폐지된 이후로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수인곡물시장. 이제는 외지에서 밀려온 자본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공간. 작가는 자의든 타의든 도시에서 떨어져나간 인생들의 안식처인 이 공간에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저승으로 생명수를 찾아 떠난 바리공주 이야기를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재해석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 하나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문을 열면 바로 앞에 기찻길이 있고, 비만 내리면 집 뒤 동산에서 흙이 쏟아져 내리는 집이 있다. 바리는 이곳에서 토끼 할머니와 지내며, 중국인 소녀 나나진에게 세상 물정을 배워가고, 굴뚝 청소부 청하와 사랑을 키워간다. 토끼 할머니와 함께 바리를 돌봐준 산파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바리가 좋아했던, 옐로하우스에서 몸을 팔던 '유리' 연슬 언니는 자살을 했고, 느지막이 만난 사랑이 죽자 청하의 할머니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중첩적으로 보여주며, '바리'와 이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스런 사건들을 그려낸다. 1. 굴뚝 : 버려진 사람들의 애환과 상처, 깊은 고독, 따뜻한 사랑 등의 실감나는 묘사가 인상 깊다. 또한 안정되고 감성적인 문체와 예민하게 끌어올린 문제의식, 우리네 밑바닥 삶의 디테일한 복원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버림받은 ‘바리’의 사랑과 그 좌절이 매력적이다. : 자기 운명을 읽어내면 누구나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탄생과 죽음과 살아감 속에 균질하게 생명력의 물질이 바글거리는 매혹적인 소설이다. : 소설을 다 읽은 뒤에 문득 바리의 캐리턱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이상한 경험이었다. 순진문구하면서도 당차고 결단력 있는 그녀의 눈초리, 광대뼈와 종아리, 낡고 때 묻은 운동화가 눈에 보이는 듯 선명했다.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바리 이야기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이 매력적인 바리의 캐릭터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0년 10월 22일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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