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수원점] 서가 단면도
|
한중일 동아시아史를 한 바늘로 꿰어낸 신개념 역사서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2> 중세편. 분량이 1권 '고대'편의 1.5배에 달한다. 총 548쪽에 중세시대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를 담아냈다.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가 얽히는 양상을 본다는 측면에서 '중세'편이 지난 '고대'편보다 좀 더 부합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먼 과거인 '고대'는 삼국, 특히 일본이 주변 국가와 얽히는 양상이 상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중세'에 접어들면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던 시기가 길지 않고, 국가 간에 서로 밀접하게 얽히며 영향을 주는 양상이 고대에 비해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 그만큼 다이내믹한 역사가 전개된다. 2권 '중세'편은 '율령체제'를 기반으로 통치하던 동아시아의 고대국가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한국사를 예로 들자면, 발해와 신라가 멸망하고 난 이후 발해는 요에 흡수되고 신라 지역에는 태봉과 후백제가 세워져 후삼국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태봉의 정권을 탈취한 왕건의 고려가 나머지 나라들을 흡수하고 통합된 왕국으로 등장한다.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의 등장,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 교체, 일본 사무라이의 성장과 쇼군이 실권을 잡는 막부정치의 시작,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하면서 발발한 임진왜란, 도쿠가와 가문의 몰락, 서양 세력의 동아시아 진출로 인해 '근대'라는 전혀 다른 시대로 접어들게 된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역사들이 펼쳐진다. 들어가면서
: 한국의 역사는 고립된 것이 아니다. 섬나라의 역사조차도 주변 세력과의 교류가 있기 마련이니, 대륙의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의 역사에 주변과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현재 우리는 중국·일본 등과 역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이다. 요즘 역사를 둘러싼 갈등을 보면 사소한 특징을 침소봉대하여 국수주의적 역사를 만드는 데 악용하는 일도 흔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일본의 논리에 근거가 되고 있는 그들의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그들의 논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 주변의 역사를 함께 살피는 데에 소홀했던 경향이 있다. 사실 진작부터 이러한 시도를 한 책이 있었어야 했다. 이제라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책이 나온 것이 다행이다. 이 책의 출간으로 그동안 쌓여 있었던 문제가 많이 해소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사 전반을 정리한 개설서의 아쉬움을 이번 책으로 인하여 많이 달랠 수 있게 된 것 같다.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는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사실 교과서는 내용이 너무 소략하고 딱딱해서 이해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도 어려웠다. 그러한 부분을 채워주는 책이 필요했던 터였고,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의 일부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측면에서라면 학생뿐 아니라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 이 책은 복잡한 한중일 동아시아 역사를 한눈에 보이도록, 정치사 흐름을 중심으로 각 사건의 인과관계를 이해하기 쉽고 일목요연하게 서술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정확한 문제의식과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기존 학계의 입장 이외에도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고 있으며,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동아시아 역사왜곡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동아시아사>를 선택과목으로 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훌륭한 개설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