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처음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작할 때, 안드로이드 개발 도구가 이클립스 기반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클립스야 지겹도록 사용해왔던 도구라 다시 단축키를 익힐 필요도 없고, 내 옷같이 편한 도구를 계속 사용하니 그만큼 쉽게 안드로이드 개발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클립스의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은 ADT라는 플러그인으로 제공됩니다. 구글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서 ADT도 빠르게 나아지곤 있었지만, 이클립스와의 궁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제가 도구를 가혹하게 다루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응 속도도 느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도구를 재시작해야 했기에 ADT 환경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큰 마음을 먹고선 2012년 초에 완전히 IntelliJ IDEA로 이주를 해 버렸습니다. 공식 플러그인이 아닌 서드파티 플러그인 기반 환경이라 업그레이드가 잘 될지 걱정도 되었고, 그 많은 단축키를 일일이 외워야 하는 고생까지 감내해야 했지만 새 환경으로 이주한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클립스보다 동작도 훨씬 빨랐고, 그래픽 에디터나 통합된 DDMS 등의 축복은 받을 수 없었지만 자바 개발 에디터로서의 완성도가 매우 훌륭했기에 이런 소소한 아쉬움은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매우 마음에 들어 개발자 세미나에서 IntelliJ를 쓰라고 권유하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귀신 같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지만요.
이렇게 근 1년간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한 삶을 살아왔는데 뜻밖에도 구글 I/O 2013에서 차기 공식 안드로이드 개발도구가 IntelliJ 기반의 안드로이드 스튜디오(Android Studio)라는 소식이 공개되었습니다. '오, 이제 이 비주류 도구가 주류 도구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매우 기뻤습니다. 한편으론 또 다시 새로운 도구의 단축키를 외울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어휴, 이거 외우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익숙했던 이클립스에서 IntelliJ 기반의 새 환경으로 이주하기는 그다지 어렵진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환경이다 보니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기존 이클립스 환경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해왔던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과 새로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작해보고자 하는 신참 안드로이드 개발자 모두에게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다룬 책이 나와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국내 독자들이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에 정착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단언컨대 한번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또는 IntelliJ)에 맛을 들이면 이클립스 기반 안드로이드 환경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