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25권. 허구한 날 게임에 빠져 사는 시준이. ‘딱 한 판만 더, 레벨 하나만 더!’를 외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몸은 지치고 피곤하기 일쑤다. 그러니 학교에서 멍한 채로 있게 되고, 짜증도 늘어 친구들에게 인기도 없다. 시준이의 관심을 끄는 건 오로지 게임 점수와 캐릭터 로이를 수집하는 일뿐이다. 어느 날 엄마랑 아빠는 특단의 조치로 시준이에게 컴퓨터 사용 정지 명령을 내리고, 시준이가 모은 캐릭터 전부를 내다 버린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로이 캐릭터 생각을 떨치지 못한 시준이는 결국 캄캄한 밤,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장까지 찾아 나섰다가 비를 쫄딱 맞게 된다.
로이 캐릭터로 변신한 시준. 처음엔 게임 속 로이가 된 게 마냥 신이 났지만, 이무기라는 적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동안 점점 지쳐 간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힘겹고,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던 게임 때문에 두려움과 외로움과 허무함을 느낀다. 스스로 게임 세계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한 시준이는 온 힘을 다해 이무기를 물리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게임 세계가 끝이 나는 순간이다.
시준이는 이제 게임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비를 맞고 앓는 동안 이상한 상상을 한 것인지, 정말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것인지 알쏭달쏭하지만, 시준이에게 값진 경험을 가져다 준 것은 분명하다. 컴퓨터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고 소리치는 것보다 이 책 한 권을 아이 손에 쥐어 주는 것은 어떨까? 게임 때문에 매일매일 반복되는 잔소리 전쟁을 끝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동해 용왕과 이무기
엉망진창 번개 전사
사라진 번개 로이
어둠이 삼킨 게임기
로이 시준의 마지막 게임
거꾸로 도는 여의주 시계
돌아온 시준이의 보물 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