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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포착하여 날카롭게, 동시에 서정적으로 표출해 온 시인 함민복이 첫 산문집을 냈다. 그는 시를 통해 가난과 슬픔, 고통과 그리움으로 점철된 무자비한 삶을 어머니의 원형적이며 무한한 사랑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그건 산문집에서도 예외가 아니라, 책 곳곳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 찡하게 묻어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아들과 설렁탕집에 들어간 가난한 노모는 아들에게 고깃국물울 좀 더 먹이고 싶다. 하여, 주인에게 소금을 많이 넣어 짜다며 국물을 좀 더 줄 수 있냐고 묻는다. 주인이 흔쾌히 가져다 준 국물을 안보는 틈을 타 아들의 투가리에 부어주는 어머니. 마주 앉아 설렁탕을 먹는 모자의 모습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시인의 문장은 덩어리가 되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어쩌면 그것이 강화도 서쪽 바닷가에서 버려진 농가를 빌려 사는 가난한 시인 함민복만이 가진 매력인지도 모른다. 소설가 김훈의 말처럼, "가난과 불우가 그의 생애를 마구 짓밟고 지나가도 몸을 다 내주면서 뒷통수를 긁고 있는 은자(隱者)"의 모습. '산문집'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자체가 시일 정도로 문장은 함축적이고 농밀하다.

첫 산문집에서 그는 자신의 지난 삶과 문학 행보를 돌아본다.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여학생에 얽힌 추억, 공업고등학교의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문학에 빠져들던 일, 대학시절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기억... 무엇보다 강화도에서 친구가 된 이웃의 이야기가 신선하다. 특유의 강화도 사투리로 들려주는 섬사람의 삶에서는 바다의 원초적 생명력과 자연의 순수함이 실어 날라진다. 그래서 바다 냄새가, 짠 눈물 냄새가 난다. <눈물은 왜 짠가>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에 수록되었던 시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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