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정리한 <청소년 토지>가 완간되었다. <토지>는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지만 집필기간 26년, 등장인물 700여명, 1897년에서 1945년에 이르는 시간배경 등, 웅장한 스케일과 방대한 분량 탓에 일반 성인 독자도 읽기에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
이 책은 이런 어려움을 크게 덜어준다. 일제 강점기, 그 핍박과 억압의 시기를 청소년에게 알리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원작의 1/6 정도로 분량을 줄이고 삽화를 곁들였으며, 각 권 끝에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 가계도 등을 정리, 수록해 이해를 돕는다.
3권으로 구성된 1부는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 약 10년간을 훑어낸다.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무대로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구수하게 전개된다. 분량은 줄었지만, 박경리 작가 고유의 향취는 비교적 고스란히 남아 있다.
2부(4~6권)는 1910년부터 약 7~8년 동안 간도에 정착한 서희 일행의 이야기다. 서희와 길상의 혼인, 일본의 밀정이 된 김두수와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가들의 대립 등이 흥미 진진하게 펼쳐진다. 3부(7~9권)는 최서희 일행이 간도에서 귀국한 다음 해인 1919년 가을부터 1929년 광주학생운동까지, 3.1운동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지식인의 갈등과 혼란상이 그려진다.
4부(10권)은 1930년대 일제의 폭력과 혼란상이 여러 인물을 통해 보여진다. 조선과 일본의 역사와 문화, 예술, 사상, 민족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5부(11, 12권)는 1940년경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억압을 견뎌내야 했던 민족의 삶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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