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부부와 한 쌍의 커플, 위태로운 네 남녀의 시점으로 그려지는 어느 한 해의 이야기. <퍼레이드>, <파크 라이프>, <동경만경>의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2006년 작 장편소설이다. 네 명의 주인공이 계절마다 돌아가며 화자의 역할을 맡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들의 비밀과 거짓말이 서서히 드러난다.
열등감을 숨긴 채 도시적인 삶에 얼렁뚱땅 묻어가는 왕년의 양아치, 신도 레이.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끌어안은 채 무덤덤한 척 살아가는 오지 나오즈미. 일로도, 사랑으로도 텅 빈 가슴을 채우지 못하는 커리어우먼, 오지 게이코. 결혼을 했으면서도 친구 다나베에 대한 사랑으로 늘 가슴 한구석이 쓸쓸한 오지 고이치.
한 가족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네 사람의 이야기는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달콤한 이상과 그 이면의 씁쓸함을 동시에 담아낸다. 모든 것을 속속들이 보여주지 않는 인간관계, 현대인이 어쩔 수 없이 지니게 되는 공허함, 남녀의 흔들리는 마음과 미묘한 거리감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