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그림책 38권. 꽃이 피었다. 빨갛고 노란 꽃이 가득 피었다. 온 세상에 꽃물이 들었다.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제 모습을 뽐낸다. 바람은 곧 비가 되어 꽃잎을 적신다. 비를 가득 머금은 꽃잎이 조금씩 번져 간다. 꽃잎의 빨갛고 노란 물이 땅속으로 스며든다. 그 자리에 하얗고 여린 꽃잎이 피어난다. 흰 꽃으로 가득한 세상. 그 꽃이 진 자리에 작고 빨갛고 노란 열매가 맺혔다. 열매는 더 붉고 더 탐스럽게 자라더니, 사과가 되었다.
꽃을 좋아하고 사과를 좋아하는 김윤경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봄날 꽃과 가을날 사과를 이어 붙였다. 따지고 보면 봄꽃과 사과는 빛깔이 참 닮았다. 사과 꽃은 사과의 속을 닮았지만, 붉고 노란 꽃은 사과의 껍질을 닮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둘은 참 잘 어울리는 연인 같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 보이는 것처럼, 작가의 눈에는 꽃의 아름다움이 사과의 탐스러움과 닮았다고 느낀 듯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부모님들도 엄마 아빠가 처음이기에, 아이와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공모로 뽑힌 다양한 이야기를 책 한 권으로 엮어 낸다니 감동이 두 배이고,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표작으로 창작 그림책 『꽃사과』가 있고, 그린 책으로 『꽃구경』, 『아가야 뭐하니?』, 『팬티를 입으면』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