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그림책 28권. 민들레가 한창인 어느 봄날이다. 아이가 고양이와 함께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없네, 없어, 하며 아쉬워한다. 들에는 민들레도 있고, 달걀꽃도 있고, 갓 피어난 클로버와 강아지풀도 있는데 말이다. 더구나 어미닭이 병아리들과 봄나들이 가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데 이런 모습을 두고 자꾸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함께 나온 할아버지도 열심히 찾아 헤맨다.
그런데 할아버지도 찾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그렇게 찾기에 지칠 때쯤, 어디선가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아이는 나비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간다. 나비는 아이 손을 아슬아슬하게 비켜서 민들레 위에 앉는다. 아이는 나비를 잡을 생각은 않고 갑자기 어? 하고 먼 곳을 바라본다. 아이가 찾는 건 과연 무엇일까?
◆ 아이의 발걸음이 찾는 것은 정말 봄꽃들일까요?
◆ 프랑스에 수출한 첫 책 《꼭꼭 숨바꼭질》에 이은 알쏭달쏭 봄 찾기 그림책!
◆ 동심을 꿰뚫어 보는 송현주 작가만의 독특한 찾기로 가득한 그림책!
아이와 함께 봄바람을 찾아 떠나 볼까요?
송현주 작가가 첫 책 《꼭꼭 숨바꼭질》에 이어 《꼭꼭 봄바람》을 들고 한 해 만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꼭꼭 숨바꼭질》이 책으로 하는 숨바꼭질로 신기함을 선물했다면, 《꼭꼭 봄바람》은 어떤 놀이로 우리한테 즐거움을 안겨 줄까요?
민들레가 한창인 어느 봄날입니다. 아이가 고양이와 함께 무언가를 찾아 나섰나 봅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없네, 없어, 하며 아쉬워합니다. 들에는 민들레도 있고, 달걀꽃도 있고, 갓 피어난 클로버와 강아지풀도 있는데 말이죠. 더구나 어미닭이 병아리들과 봄나들이 가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데 이런 모습을 두고 자꾸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네요. 함께 나온 할아버지도 열심히 찾아 헤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도 찾기가 쉽지 않은가 봐요. 그렇게 찾기에 지칠 때쯤, 어디선가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릅니다. 아이는 나비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갑니다. 아이가 찾는 것이 바로 나비였나 봐요! 나비는 아이 손을 아슬아슬하게 비켜서 민들레 위에 앉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나비를 잡을 생각은 않고 갑자기 어? 하고 먼 곳을 바라봅니다. 아하, 민들레가 가득 핀 들판이네요.
알았어요! 아이가 찾는 것은 바로, 민들레꽃이었, 어? 잠깐만, 민들레꽃은 처음부터 있었는데, 그렇다면 아이가 못 보고 그냥 지나친 것일까요? 그것도 아닌데. 민들레꽃은 다음 장에도 그다음 장에도 있었다고요!
간절히 원한 뒤 외치는 한마디, “있다, 있어! 내가 찾았어!”
아하, 이제 알았어요! 아이가 찾는 건 바로바로, 민들레 씨앗이었어요. 민들레 씨앗을 불고 싶었던 거예요! 보송보송 솜털이 달린 민들레 씨앗을 조심조심 따서 후 하고 불면 씨앗은 봄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날아갑니다. 그 모습이 마치 비눗방울 같아서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놀이이지요.
어,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붑니다. 살랑거리던 봄바람이 버드나무 줄기가 흔들릴 만큼 세게 불어옵니다. 그 바람에 민들레 씨앗이 날아가네요. 아이가 불어서 날아가는 게 아니라 바람이 후 불어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아이는 그만 속이 상해서 소리칩니다.
“바람 미워!”
정말 바람이 미울 만도 하지요. 고생고생해서 겨우 하나 찾았는데, 봄바람이 가로채 버렸으니 눈물이 찔끔 날 만도 합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세요. 마지막 장을 넘기면 할아버지가 챙겨둔 선물이 있으니까요!
아이와 할아버지 모습을 마음껏 상상하게 하는 그림책《꼭꼭 봄바람》을 읽다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말을 하는 아이, 그러니까 ‘나’는 그림에 나오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림책은 거의 다 말을 하는 사람이 그림에도 나오지요. 그림책을 펼쳐보면서 아이가 어디 숨었나 찾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송현주 작가가 그려 넣지 않았거든요.
첫 번째 그림책인《꼭꼭 숨바꼭질》에서는 하얀 배경에 하얀 강아지를 숨겨 두어 쉽게 못 찾게 했다면, 《꼭꼭 봄바람》에서는 사실 아무것도 숨겨 두지 않았습니다. 숨겨 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을 그림에서 빼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아이가 하는 말만 글로 적어 넣었습니다. 다른 많은 그림책들은 누가 말하면 말하는 모습을 넣고, 누가 뛰면 뛰는 모습을 넣는데, 왜 송현주 작가는 넣지 않았을까요? 헷갈리게 말이죠.
작가는 이 그림책을 보는 이에게 아이와 할아버지가 안 보이는데도 실제 그림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싶었습니다. 스위스 출신 화가 파울 클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보이는데 더 많이 보이는 상상 효과, 이것이 《꼭꼭 봄바람》을 보며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봄을 느꼈을까요?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할아버지와 즐거운 한때를 보냈을까요? 함께 상상해 보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옵니다.
마지막 물음 하나! 아이는 민들레 씨앗을 몇 개나 더 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