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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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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문학상 후보로 거듭 거론되며 한국 문단의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소설가 윤이형의 세번째 소설집.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꼼꼼하게 응시하면서 그 치유의 대화적 지평"을 모색한 <셋을 위한 왈츠>, "견고한 현실의 장벽에 대응하여 환상의 공간을 한껏 확장시키는 모험의 서사"를 펼친 <큰 늑대 파랑> 이후 꼭 5년 만에 묶어낸 단편들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총 8편의 수록작 중에는,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쿤의 여행', 제6회 젊은작가상과 제5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루카' 등 일찍이 그 탁월함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간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며, 윤이형의 집요한 시선은 '지금 여기'에 맺히게 된 듯하다. 언제부턴가 윤이형 소설의 주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던 SF적 상상력은 이제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도저한 사유의 실마리로서 삽입된다. 그리고 작가는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포착되는 미묘한 순간들, 인간 내면의 사소한 변화들을 따라가보는 일에 그 어느 때보다 몰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독자들은 윤이형의 소설을 읽고자 마음먹을 때면 기상천외하고도 잔혹한 '윤이형 월드'로 튕겨나가기 전에 저도 모르게 정신의 안전벨트부터 채웠을 터. 그런 우리에게 현실이라는 지면에 최대한 가깝게 저공비행하는 윤이형의 이번 소설집은 또다른 의미로 신선함을 안겨준다. 대니 _7 : 윤이형은 상처와 불안과 결핍을 보고 반영하고 보듬는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그는 안일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가 보는 것들을 성큼, 건너뛰지도 않는다. 예민한 감성과 남다른 통찰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형식의 진부함을 넘어서려는 젊은 작가다운 모색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로서 그의 내적 성장과 형식적 확장을 따라가는 일이 즐겁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6년 2월 6일자 '새로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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