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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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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푸른밤 정엽입니다]의 ‘사랑이, 그래’의 작가 신경민의 첫 번째 에세이. 그녀의 글은 늘 사랑과 이별의 언저리를 오간다. 그러나 가수 정엽의 말처럼 “섣불리 그립다거나, 힘들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넌지시 그때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느냐고 물을 뿐이다. 사랑과 추억과 사람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청춘이자 지친 몸과 마음을 눕히고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우리의 뜨거운 청춘. 신경민의 글은 바로 우리를 위한 글이다.
누구에게나 참 열심히 사랑했던 시절이 있다. 문득, 사는 게 그저 그럴 때, 내 모습이 한없이 못마땅할 때 불쑥 생각나는 ‘그런 사람’을 우리는 모두 갖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래서 한 번쯤 아파보았던 기억으로 사는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을 갖고 있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사랑은 나를 아프게도 하고, 나를 성장하게도 한다고 믿는 당신에게 필요한 책이다. 누가, 누구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사랑이라면, 그 마음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아마도 이별이라는 걸 몸으로 깨달은 당신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 그녀가 쓴 사랑 원고를 읽는 새벽 12시 30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이었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처절하게 아팠던 사랑도 있었고, 유난스럽진 않지만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은근한 사랑도 있었다. 물론, 그 속에는 내 이야기도 있었다. 만 스물세 살 초라하고 어수룩했던 나도 있고, 유난히 빛이 났던 스물다섯 살의 봄도, 많이 아팠던 스물일곱의 겨울도 있었다. 그녀의 글에는 내가 너무 많아서 발가벗겨진 창피함과 뒤돌아볼 수밖에 없는 아련함이다.
이 책은 매일 새벽,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사랑과 추억과 사람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청춘이고, 지친 몸과 마음을 눕히고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여러분의 뜨거운 청춘이다. : 내가 그녀의 글을 아끼는 가장 큰 이유는 섣불리 그립다거나, 힘들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담담한 표정으로 그저 넌지시 그때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느냐고 묻고 있을 뿐. 불쑥 사랑했던 날이 그리워지는 날에 반짝반짝 빛나던 지난 사랑을 한번쯤 추억해보고 싶을 때, 참 열심히 사랑했던 시절을 가만가만 되짚어보고 순간에…… 한 글자, 한 글자 가슴에 담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무심코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촌스럽지만 애절한 90년대 발라드가 흘러나올 때, 새벽 공기가 유난히 시리다고 느껴질 때! 당황스럽고 부끄러워 눈물을 훔치면서도 그럴 때마다 아직까지 나에게 이런 감성이 남아 있었던가 하는 뜻 모를 대견함을 느끼곤 한다. 신 작가의 글은 내게 있어서 그런 글이다.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뎌진 감수성을 자극하는 그런 글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이 책은 단순히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래서 한 번쯤 아파봤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걸 이 책이 다시 떠오르게 해 줄지도 모른다. 이제와 돌아보니 고맙고 즐거웠던 기억들도 참 많다. 먹먹했던 순간의 기억들을 담담하고 아름답게 떠오르게 해 준 이 책,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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