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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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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껏 등한시해온 미생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우리 몸은 살과 피, 뇌와 피부, 뼈와 근육 등 10퍼센트의 인체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90퍼센트의 미생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자신은 하나의 개체가 아닌 수많은 생명이 어우러진 하나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미생물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이며, 미생물 불균형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저자는 제2의 게놈,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연구들을 통해 몸속 미생물의 불균형이 어떻게 비만, 자폐증, 피부 질환,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치는지 밝힌다. 또한 항생제 남용, 무분별한 제왕절개, 신중하지 못한 분유 수유, 항균 제품에 대한 맹신이 어떻게 우리 몸에 좋지 않은 흔적을 남겨두었는지 이야기하고, 획기적 치료법인 대변 미생물 이식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논하고 있다. 들어가며_ 미생물과 함께 살다
: 인체는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하나의 생태계다. 이 책은 인류가 지구 상의 선배인 미생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어떻게 그것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몸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어줄 것이다. : “현대인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많은 질병은 사실 유전자 결함이나 신체적 결점 때문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류와 오랜 시간 공생해온 존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새롭게 나타난 질환이다. 바로 우리의 미생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말에 고스란히 요약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이제 우리 몸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안다. 내 몸에서 인간의 세포는 10%에 불과하고, 유전자로 따지면 겨우 0.5%를 차지할 뿐이다. 나머지는 공생하거나 기생하는 미생물의 것이다. 그러니 내 몸은 사실 미생물 생태계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항생제 치료 뒤에 온갖 병치레를 하다가, 몸의 미생물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깨달았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천식, 알레르기, 자폐증은 드문 질병이었다. 반면에 지금 사람들은 예전에 드물었던 그런 21세기형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비만, 장염, 충수염, 그 외의 자가면역 질환도 흔하다. 또 한 가지 현상은 그런 질병에 주로 걸리는 이들이 노인이 아니라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원인을 항생제 등의 남용으로 우리 몸 속 생태계가 균형을 잃은 데에서 찾는다. 예방 접종과 항생제는 천연두를 없애고 각종 감염병을 억제함으로써, 인류의 건강과 수명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 결과 우리는 21세기형 질병들에 시달리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역사적인 흐름을 개괄한 뒤, 이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들을 흥미진진하게 살펴본다. 생쥐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이 비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실험도 있고, 제왕절개술과 아기의 감염, 알레르기 장애, 자폐증 사이의 관계를 다룬 연구도 있다. 게다가 대변을 받아 그 안의 미생물을 배양하여 환자에게 먹임으로써 대사증후군을 치료하려는 시도도 있다. 이런 연구들은 아직 유아기에 있으며, 반박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 몸의 미생물이 중요하다는 증거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흐름을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6년 2월 20일자 '새로나온 책' - 동아일보 2016년 2월 20일자 '책의 향기/150자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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