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점심>의 유쾌한 먹이사슬 릴레이를 즐겼던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 기발함으로 승부했던 <아주 특별한 점심>과는 다르게 <개구리의 낮잠>은 느긋한 웃음과 절묘한 타이밍으로 어린이들을 즐겁게 한다.
개구리가 단잠에 빠져 있는 동안 사마귀, 도마뱀, 쥐, 뱀, 독수리 등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잠들어 있는 개구리를 잡아 먹으려고 한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구리는 낮잠을 자고, 동물들은 개구리를 잡아먹고자 하나 모두 실패한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약한 동물에서 강한 동물의 순으로 차례차례 나오기 때문이다.
먹이 사슬 순서대로 동물들이 나열되는 이야기 구조는 자칫 지루해지기 쉽지만, 저자는 그림과 이야기의 '숨바꼭질'을 통해 이러한 점을 해결했다. '밑에서 무엇인가 불쑥 나타났습니다' 라고 말한 다음, 그림에서 다음에 나타날 동물의 일부분만을 보여 주는 것.
동물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이 즐겁다. 특히, 자기보다 약한 짐승을 위협할 때의 위풍당당한 표정과 자기보다 강한 동물에게 쫓겨 갈 때 처량한 표정의 대비가 재미있다. 자연의 먹이 사슬에 대해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유쾌하게 들려주는 독특한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