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빚에 쫓기는 21세 대학생과 도쿄 구석구석을 같이 산책만 해 주면 그 빚을 갚아 주겠다는 49세 빚쟁이, 두 남자의 희한하고도 엉뚱한 사흘간의 도쿄 유람기를 그린 소설. 작품의 원제처럼 두 주인공은 차가운 바람에 이제 막 은행나무가 물들기 시작한 어느 가을날, 이노카시라 공원, 이케부쿠로, 신주쿠, 가스미카세키 등 도쿄 시내 구석구석을 그야말로 ‘전전’하며 거대 도시 도쿄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빚쟁이와 빚 독촉을 받는 사람, 21세 새파란 청년과 40줄의 중년 남자라는 도저히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두 주인공 간의 희한한 관계처럼, 이야기는 때로는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리고 때로는 애절하게 펼쳐진다. 둘이 내딛는 걸음마다 상처받지만 그래도 사랑을 갈구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린다. "자신이란 건 파랑새와 한가지야. 어딜 찾아다녀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주인공의 말처럼, 도쿄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그 골목골목마다 갖가지 삶의 모습이 눅진하게 녹아 있다. 외로워서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다시 혼자임을 깨닫고 그럼에도 또 누군가를 다시 찾게 되는, 어쩌면 원래부터 해피엔딩란 존재하지 않으며 도돌이표가 될 수밖에 없는 도시인들의 회색빛 외로움과 일방통행 사랑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아울러 이 소설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는 미키 사토시 감독, 일본의 대표적 청춘 스타 오다기리 조 주연으로 텐텐(부제: A Drift in Tokyo)이란 제목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9월에 개봉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