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을 쓰고 그린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 심술과 괴상망칙으로 똘똘 뭉친 괴물들이 사는 엉망진창 섬은 잔인하게 구는 게 즐겁고, 엉망으로 사는 좋고, 나쁜 꿈을 꾸게 하는 게 재미있는 괴물들의 천국.
그런데, 어느 날, 난데없이 아주 이상한 게 나타났다. 자갈밭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난 것. 괴물들은 화를 내고, 불을 뿜으면서 무섭게 으르렁거린다. 괴물들은 지금껏 이렇게 아름다운 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기분이 나빠진 괴물들은 그만 꽃을 보고 미쳐 버린다.
엉망진창 섬은 꽃 한 송이 때문에 정말 엉망이 된다. 아름다움과 추함, 깨끗함과 더러움, 좋음과 나쁨의 대비는 결국 보는 사람들의 눈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꽃은 엉망진찬 섬의 괴물에게는 외계에서 날라온 치명적인 병균이었다.
스타이그 책답게 이 책은 어떤 교훈도 남기지 않는다. 어린이들에게 항상 강요되는 '착한', '얌전한', '예의 바른'이라는 형용사를 깡그리 무시하고, 엉망진창으로 사는 괴물들의 생활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정도. 착한 구석이라곤 약에 쓰려해도 찾을 수 없는 스타이그 표 괴물들의 도감처럼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