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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녹음방식
DDD
ㆍ녹음년도
2013 Teartro La Fenice
ㆍ수입국
EU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최초의 피아노 솔로 앨범 정명훈 - 피아노 (Myung Whun Chung - Piano)
드디어 돌아와 피아노 앞에 앉은 이 거장의 손끝에 담은 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한사람의 아버지로서 또한 할아버지로서 가족들에게 선사하는 가장 아름다운 애정을 생애 첫 피아노 솔로 앨범에 그대로 담아 내었다.

둘째 손녀 루아(Lua, 달)에게 선물하는 드뷔시의 '달빛', 그에게 막대한 음악적 영향을 끼친 누나 정경화에게 바치는 쇼팽의 녹턴 c#단조, 큰아들의 결혼식에서 연주했었던 슈베르트 즉흥곡 G플랫 장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었던 '가을노래'. 꿈속에서의 내밀한 대화라고 표현한 쇼팽의 녹턴과 슈만의 작품들. 하늘에서 내려온 순수한 선물인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와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까지.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마에스트로가 지휘봉을 내려놓고 들려주는 고백과도 같은 이 음악들은 그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에 함께 했던 반짝이는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10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사운드로 전세계 음악인들을 감동시켜온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들려주는 피아니즘은 또다른 의미의 감동을 전해준다. 숨소리 하나까지도 함께 하는 거장의 음악적 고백의 순간을 우리는 이 음반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피아니스트 정명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음반은 극히 드물었다. 1979년 샤를 뒤투아 지휘로 LA 필하모닉과 데카에서 녹음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베토벤 3중협주곡을 비롯해 정 트리오와 녹음한 다수의 실내악곡들, 반주자로서 1996년 체칠리아 바르톨리 '사랑의 노래'와 연광철 '겨울 나그네' 반주 실황 앨범 등이 '피아니스트 정명훈'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들이다. 지휘만 하기에도 바빴던 정명훈. 탁월한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면모를 알고 있는 팬들에게는 늘 아쉬움이었다. 간간이 '7인의 음악인들'이나 스베틀린 루세브, 송영훈과 함께한 서울시향의 베토벤 3중협주곡 등 연주회를 통해서 그의 피아노를 듣고픈 갈망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다.

드디어 정명훈의 첫 번째 피아노 독주 앨범이 나왔다.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ECM 레이블의 프로듀서인 마에스트로의 둘째 아들 정선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는 이번 앨범 녹음 소식에 정명훈의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반가워했다. 스타일리시하고 개성 넘치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낸 ECM에서 음반이 나온다는 사실도 매력적이다.

음반의 녹음은 2013년 7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진행됐다. ECM의 거의 모든 명반들과 마찬가지로 설립자인 만프레트 아이허의 진두지휘로 녹음된 이번 음반의 레퍼토리는 전곡의 일부 혹은 소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 클래식 음악계에 하나의 유파로서 해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명훈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수렴하는 구성이다. 새 녹음이지만 왠지 오래 전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핀으로 꽂아놓은 메모판 같은 아날로그적인 손맛이 묻어난다. 무엇보다 정명훈의 피아노 연주가 일품이다.

둘째 손녀를 위한 선물이라는 드뷔시의 '달빛'은 일렁이는 물에 비친 달처럼 보이다가 시리도록 영롱하게 빛나는 순간을 연출한다. 지휘자로서도 가장 강점을 지니고 있는 프랑스의 에스프리는 건반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녹턴 D플랫장조 Op.27-2는 서두르지 않고 유유자적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피아노로 그려내는 음의 풍경, 그 밀도와 집중력이 돋보인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지만 베토벤 특유의 쓸쓸함이나 고독함보다는 따스함이 앞서는 참신한 해석으로 다가온다. 차이콥스키 '사계' 중 '10월'인 '가을 노래'는 정명훈이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이다. 곡에 묻어나는 우수 외에도 정명훈은 맑고 차가운 샘물 같은 정서를 길어 올리고 있다. 곡을 응시하는 그의 강렬한 시선도 느껴진다.

슈베르트 즉흥곡 D899의 2번 E플랫장조는 평면적이지 않고 3차원에 가까운 특유의 리듬을 타고 수묵화 같이 농담(濃淡)을 표현하는 정명훈의 해석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을 들으면 마치 그가 달려온 인생을 잠시 멈춰 서서 회상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꿈을 꾸는, 맑고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는 듯하다.이어지는 슈만의 '아라베스크'를 들을 때쯤에는 정명훈의 스타일이 귀에 들어온다. 전혀 모호함 없이 설득력 있게 전개되면서도 어딘지 동경하는 시선이 느껴지는 연주다.

즉흥곡 G플랫 장조는 정명훈이 지휘자로 활동 중인 막내아들 정민의 결혼식에서 연주한 곡이다. 느린 템포 속에 마음을 위무하다가 강렬하고 어둡게 펼쳐지는 큰 스케일에서 역시 지휘자 다운 면모가 보인다. 브렌델보다 아라우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연주랄까. 음반의 모든 수록곡이 그렇지만 특히 슈베르트 즉흥곡은 전곡을 한 번쯤 녹음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녹턴 C샤프 단조는 누나인 정경화를 위해 연주했다. 바이올린 소품집 '콘 아모레'에서 치열하고 고결했던 정경화의 연주를 상기시키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경화와 정명훈, 명실공히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가장 멀리까지 나아갔던 음악가들이 아닐까.

마지막 트랙은 '손녀딸바보' 정명훈답다. 모차르트의 '아 어머님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다. 이른바 '반짝 반짝 작은별' 변주곡으로 불리는 이 곡을 정명훈은 사랑을 가득 담아 연주하고 있다. 경쾌한 타건에 피아노 음이 예쁘고 맑게 반짝인다. 대가들도 치면 칠수록 점점 어렵다는 모차르트 연주에서도 정명훈의 강점이 드러난다. 앞으로 더 많은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독주곡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음반을 다 듣고 나니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다. 잘 알려진 이 곡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했는지를 다시금 깨닫는다. 정명훈이 지휘봉을 휘두르며 하던 일들이다. 돌아와 건반 앞에 앉은 마에스트로의 연주는 따스하고 진솔하다. 이번 음반은 그동안 정명훈이 평소 잘 안했던 내밀한 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은 소중한 체험을 제공해준다. - 음반 해설 중

  • 1-1. Debussy - Clair de Lune
  • 1-2. Chopin - Nocturne in D-flat major
  • 1-3. Beethoven - Fur Elise
  • 1-4. Tchaikovsky - Autumn Song
  • 1-5. Schubert - Impromptu in E-flat major
  • 1-6. Schumann - Traumerei
  • 1-7. Schumann - Arabeske
  • 1-8. Schubert - Impromptu in G-flat major
  • 1-9. Chopin - Nocturne in c-sharp minor
  • 1-10. Mozart - Variations on Ah! vous dirai-je, M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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