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작고한 이해인 수녀의 모친 故 김순옥 여사에게 바치는 시들을 엮은 이 책은 어머니를 향한 이해인 수녀의 소박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담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쓴 사모곡 60여 편과 어머니 살아생전에 쓴 엄마 관련 동시 20여 편, 어머니와 해인 수녀가 주고받은 편지들과 추모 글들을 함께 엮었다.
'화려한 선녀'의 꿈이 태몽이었던 둘째 딸, 한껏 멋을 낸 엄마에게 좀 수수하게 차려입으라며 잔소리를 하는 딸, 엄마가 즐겨 해주시던 카레라이스와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딸, 엄마가 실수로 화장실 변기에 반지를 빠뜨리자 맨손을 넣어 반지를 꺼내기도 하고 어머니 회갑 때는 여덟 장의 편지를 써 어머니를 감동케 한 효녀. 이처럼 어머니 앞에서는 수도자인 그도 때론 철없고 때론 기특한 딸이었다.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 해인 수녀에게 선물로 주신 도장집, 꽃골무, 괴불주머니 등 어머니의 유품 사진들과 잔잔한 사연을 담아 두 모녀의 사랑이 더욱 정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시 곳곳에서 ‘귀염둥이 작은딸’로서의 친근한 해인 수녀 모습도 만날 수 있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