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정채봉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엮은 정채봉 전집. 진솔한 필체로 맑고 투명한 영혼의 울림을 전하는 3권의 에세이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눈을 감고 보는 길>, <스무 살 어머니>가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동심의 세계를 아름답게 보여주었던 정채봉 작가의 따뜻한 작품세계가 56편의 짤막한 에세이 속에 담겨있다. 그는 이미 고인이 되고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사람과 사물을 응시하는 따뜻한 시선과 생명을 대하는 겸손한 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수상 :2000년 소천아동문학상 최근작 :<[큰글씨책] 첫 마음> ,<[큰글자책] 다시, 희망에 말을 걸다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총 178종 (모두보기) 소개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 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 작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 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고,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정채봉 (지은이)의 말
나같이, 지난 생의 누구와 같이 앞 생의 누구
물가에 나와 앉아서
눈 뜨고서 눈 감은 것이나 다름없던
캄캄한 밤길 걷던 날을 반추할 테지
풀잎 사운대는 아름다운 노래 있고
꽃잎 지는 아득한 현기증 또한 있을 테지
속아도 보고 속여도 볼 테지
그러나 이 한낮에는 물가에 나와서
물 건너 먼 데 수탉 우는 소리에
귀 기울리고 있기도 할 테지.
이 책은 나뿐만 아니라 지난 생과 앞 생의 나와 똑같은 사람들의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용서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