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한 조각 담기지 않은 사진이 어디 있으랴. 빛바랜 사진은 지난 시절 속으로 우리를 이끄는 길잡이다. 박완서, 김용택, 공선옥, 최인호 등 이 땅의 대표적 문인 29명이 저마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낡은 사진첩 속에서 꺼내어 소개한다.
어머니 같은 소설가 공선옥은 어린 시절 동생과 찍은 사진을 보며 가난과 아버지의 부재를 견디던 1969년을 떠올린다. 시인 안도현은 발가벗고 세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통해 그 옛날 자신을 키운 건 좁은 골목길이었다 추억한다.
윤대녕은 그답게 삼류극장가와 '독일 빵집'에서 죽치던 기억을 꺼내놓고, 하성란은 유독 선명하게 기억나는 초등학교 입학식날 사진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손녀와 함께 찍은 박완서의 평범한 하루, 갓 돌지난 딸아이 사진을 보며 흐뭇한 모정을 털어놓는 신현림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짤막한 글 속에 담긴 작가들의 말투는 하나같이 솔직담백, 그리움이 어려있다. 과거의 한 순간을 멈춰놓은 흑백 사진 앞에 서면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저마다의 귀한 사연이 담긴 사진과 짧은 산문이 단정하게 묶인 책.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 1991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나는 죽지 않겠다』 『은주의 영화』, 장편소설 『유랑가족』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란』 『꽃 같은 시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올해의예술상, 요산김정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가. 1969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자랐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해, 제1회 세계문학상, 제10회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미실』, 『영영이별 영이별』, 『채홍』, 『가미가제 독고다이』, 『탄실』 외 장편소설 다수와, 『가족판타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삶은 홀수다』, 『도시를 걷는 시간』, 『월성을 걷는 시간』 등의 에세이, 『스크린의 독재자 찰리 채플 린』, 『네가 아니었다면』 등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책 다수를 펴냈다.
1982년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그래서 당신』 『수양버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나비가 숨은 어린 나무』 『모두가 첫날처럼』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1988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 『손가락이 뜨겁다』 『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줄무늬 비닐커튼』, 산문 『주고, 받다』(공저)가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최민식 공저)과 산문집 『왈왈』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수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자칭 생각문장 마니아. 음악이나 영상이나 패션이나 뉴스보다 생각문장에 민감하다. 좋은 생각문장을 만날 때 기분 좋은데, 일종의 직업병 같지만 이 편애를 치료할 생각은 없다. 생각문장의 세계는 언제나 좋은 만큼 좋고, 그렇지 못한 만큼 그렇지 못한 더없이 공정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문장을 향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섯 권의 소설과 세 권의 ‘글쓰기 공작소’ 책을 출간하였다.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세계의문학》에 「우리들의 떨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집 앞』 『꽃그늘 아래』 『틈새』 『너 없는 그 자리』, 장편소설 『길 위의 집』 『저녁이 깊다』 『기억의 습지』, 산문집 『그냥 걷다가, 문득』 등이 있다.
1997년 《라쁠륨》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퍼즐》 《꽃게무덤》 《폭소》 《꿈꾸는 마리오네뜨》, 장편소설 《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유혹》(전 5권) 《4월의 물고기》 《아름다운 지옥1,2》, 그림 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 《해피홀릭》 등이 있다. 2002년 이상문학상, 2005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