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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충장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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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248권.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김복희의 첫 시집으로 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랑’, ‘인간’, ‘새’, 그리고 ‘나’의 조합이다. 섬세하고 단호하게 발명의 작업을 이어 간다. 발명의 첫 다발인 이 책은 인간을 부르는 가장 낯선 입 모양이자, 사랑을 말하는 가장 새로운 목소리다.
: 김복희 시에서 말과 사물, 말과 세계, 그 사이의 간극과 심연은 그의 시를 자각적이고 날카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의 시는 얼핏 말이 사물 위에 그냥 떠 있어서 말과 사물이 서로를 낯설게 바라보고 평행의 미궁에 빠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 때로는 말이 사물에 가닿기도 전에 벌써 움직이고 있기에 사물이나 세계들이 미처 접속되지 못한 채 부딪히기도 한다. 언어의 부유는 언어의 의문이 되고, 언어의 민첩함은 언어의 주름이 된다.
이렇게 그의 언어에 대한 자각은 말과 사물의 분열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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