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가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닌 것처럼, 여러 개의 신약 성서들도 예수의 일생을 담고 있지만 그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의 제자들이 곁에서 지켜본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기적-하느님의 아들로서의 모습만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화자는 바로 '예수' 그 자신이다. 그는 열정적이면서도 단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난 날을 술회한다. 내용은 별반 새로울 것이 없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익히 알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그의 다단한 일생이 고스란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시각의 차이, 목소리의 차이가, 똑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느끼게 한다. 이 소설 속에 그려진 예수는, 때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고 스스로를 부인하기도 하며, 슬플 때는 눈물 흘리고 이건 왜 이럴까 하는 물음도 던질줄 아는, 사람의 아들이다.
젊고 생기 가득한 청년 예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책이다. 지은이는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은 인물이며, 소설가와 목사로 활동 중인 조성기씨가 번역을 맡았다.
1951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91년 「우리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로는 『사도의 8일』 『야훼의 밤』 『슬픈듯이 조금 빠르게』 『바바의 나라』 『우리시대의 사랑』 『욕망의 오감도』 『너에게 닿고 싶다』 『굴원의 노래』 등이 있다.
소설집으로는 『왕과 개』 『우리는 완전히 만나지 않았다』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등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