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대한민국 최고의 글쟁이, 그림쟁이들이 모였다. 무슨 거창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먹고사는 얘기를 소박하게 한 상 담았을 뿐이다. 이들의 빼어난 글솜씨, 화려한 그림솜씨도 이번만큼은 그들의 진솔한 삶의 얘기를 담아내는 데 충실했다. 그래서일까? 소소하고 사소한 얘기가 삼삼하게 배어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 자신의 얘기처럼 다가온다.
먹는 얘기로 떠들썩한 세상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먹는 것도 아니다. 음식은 있어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음식이 눈앞에 있지만 허기를 채우지는 못한다. 이 배고픔을 달래고자 사람 얘기를 모았다. 음식에 추억을 버무려 먹는 사람들. 그래서 강된장과 호박잎, 고구마 '따위'만으로도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그 아련한 맛, 그 음식과 함께한 그리운 사람. '그런' 사람들의 '그런' 음식과 '그런' 얘기에는 힘이 있다. 배고픈 독자들의 허기와 마음을 채워주는 힘 말이다.
다시 한 번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기나긴 봄날의 밥티꽃나무
이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없다 - 박완서
전주 해장국과 비빔밥 - 최일남
어머니를 위하여 - 신경숙
묵밥을 먹으며 식도를 깨닫다 - 성석제
밥으로 가는 먼 길 - 공선옥
음식에 대한 열 가지 공상 - 홍승우
초콜릿 모녀 - 정은미
나베요리는 한판 축제 - 고경일
요리, 요리를 축복하라 - 김진애
바나나를 추억하며 - 주철환
에스프레소, 그리고 혼자 가는 먼 길 - 김갑수
줄루는 아무 거나 먹지 않아 - 장용규
투박한 요리 요정 나의 어머니 - 박찬일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5년 9월 26일자 '책꽂이'
수상 :2011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0년 제비꽃서민소설상, 2009년 만해문학상, 2009년 가톨릭문학상, 2009년 오영수문학상, 2008년 백신애문학상, 1995년 신동엽문학상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소설의 첫 만남 1~10 세트 - 전10권> ,<선재의 노래> … 총 115종 (모두보기) 인터뷰 :행복한 상상, 행복한 만찬, 행복한 인간 - 2008.05.23 소개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 1991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나는 죽지 않겠다』 『은주의 영화』, 장편소설 『유랑가족』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란』 『꽃 같은 시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올해의예술상, 요산김정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2001년 황순원문학상, 1999년 만해문학상, 1997년 대산문학상, 1995년 한무숙문학상, 1994년 동인문학상, 1993년 현대문학상, 1991년 이산문학상, 1990년 대한민국 문학상, 1981년 이상문학상, 1980년 한국문학작가상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소설의 첫 만남 1~10 세트 - 전10권> ,<카메라와 워커> … 총 427종 (모두보기) 소개 :1931년 경기도 개풍군에서 태어나 소학교를 입학하기 전 어머니, 오빠와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 숙명여고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53년 결혼하여 1남 4녀를 두었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2011년 1월 담낭암으로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며 40여 년간 80여 편의 단편과 15편의 장편소설을 포함, 동화, 산문집, 콩트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문학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예술상(2006)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타계 후에는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수상 :2019년 조정래문학상, 2015년 채만식문학상, 2015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4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2년 무영문학상, 2005년 오영수문학상, 2004년 현대문학상, 2002년 동인문학상, 2001년 이효석문학상, 2000년 동서문학상, 1997년 한국일보문학상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소설의 첫 만남 1~10 세트 - 전10권> ,<느낌 그게 뭔데, 문장> … 총 147종 (모두보기) 인터뷰 :"기억" 말로, 언어로 기록하고, 붙잡아야 할 <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인터뷰 - 2013.11.14 소개 :1995년 『문학동네』에 단편소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첫사랑』 『호랑이를 봤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ㅤㅁㅢㅤ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왕은 안녕하시다』(전2권), 산문집 『소풍』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등이 있다.
수상 :2011년 맨아시아 문학상, 2006년 오영수문학상, 2001년 이상문학상, 2000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1997년 동인문학상, 1996년 만해문학상, 1995년 현대문학상, 1993년 한국일보문학상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큰글자도서] 작별 곁에서> ,<작별 곁에서> … 총 113종 (모두보기) 인터뷰 :이것은 '엄마를 잃어버린 상태'에 대한 이야기 - 2008.11.19 소개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 『겨울 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모르는 여인들』, 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아버지에게 갔었어』, 짧은 소설집 『J이야기』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요가 다녀왔습니다』와 한일 양국을 오간 왕복 서간집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을 펴냈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을 비롯해 41개국에 번역 출판된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들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에 출판되었다. 국내에서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호암상 등을 받았으며, 『외딴방』이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가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문학 최초로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살아보니 행복은 이렇습니다> … 총 30종 (모두보기) 소개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어 교사로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MBC 방송사에 입사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대학가요제〉 등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OBS 경인TV 사장, JTBC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있다. 그동안 《오블라디 오블라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등 15권의 책과 2장의 앨범을 냈다.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는 그가 40여 년간 고수해온 좌우명으로, 지금껏 좌우명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자부한다. 감사한 사람들 덕분이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시와 노래를 흥얼거리며 살다 보니 어느새 인생의 의미를 짚어보는 나이가 되었다. 남은 날들을 더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는 죽음을 맞는 것이 목표다.
수상 :2000년 한무숙문학상, 1998년 오영수문학상, 1986년 이상문학상, 1981년 한국일보문학상, 1979년 한국소설문학상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옥상의 민들레꽃> ,<최일남 단편집> … 총 48종 (모두보기) 소개 :1932년 전북 전주시 다가동에서 출생했다. 전주사범학교를 거쳐 1952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1953년 <문예>에 <쑥 이야기>, 1956년 <현대문학>에 <파양>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그 후 <현대문학>에 <진달래>(1957)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갔지만,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다. 특히<경향신문>에 입사한 1962년 이후로는 거의 작품 활동이 끊어지다시피 하다가, 1966년부터 간간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한다. 1975년에는 ‘월탄문학상’을 수상했고, 1979년에는 ‘소설문학상’을, 1981년에는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다.
최일남은 작가이기도 하지만, 또 일생 언론인이었다. 1980년에는 정치적인 문제로 <동아일보>에서 해직되었다. 1984년 복직되기는 하지만, 해직당했던 경험은 그에게 매우 큰 상처로 남았고, 그 이후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1997년에는 해직 당시의 언론계에 대한 통렬한 고백을 담은 ≪만년필과 파피루스≫라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한다. 1986년에는 <흐르는 북>으로 ‘제10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8년에는 한겨레신문 논설고문이 되었고, 그해 ‘가톨릭언론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인촌문학상’을 수상했다. 1999년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고문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역임했고, 2001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작품집으로는 ≪서울 사람들≫(1975), ≪타령≫(1977), ≪흔들리는 성≫(1977), ≪홰치는 소리≫(1981), ≪거룩한 응달≫(1982) ,≪누님의 겨울≫(1984), ≪그리고 흔들리는 배≫(1984), ≪틈입자≫(1987), ≪히틀러나 진달래≫(1991), ≪하얀 손≫(1994), ≪만년필과 파피루스≫(1997), ≪아주 느린 시간≫(2000), ≪석류≫(2004) 등이 있다. 대담집 ≪그 말 정말입니까?≫(1983), 에세이집 ≪기쁨과 우수를 찾아서≫(1985), ≪정직한 사람에게 꽃다발은 없어도≫(1993),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2006) 등이 있으며, 시사평론집 ≪왜소한 인간의 위대함, 위대한 인간의 왜소함≫(1991) 등이 있다.
2023년 5월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밥 먹다가, 울컥> ,<돈과 나와 일> … 총 57종 (모두보기) 소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사력을 다해 쓰는 사람.
서울에서 났다. 1970년대 동네 화교 중국집의 요리 냄새 밴 나무 탁자와 주문 외치는 중국인들의 권설음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장면이 식당에 스스로를 옭아맬 징조였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했으며, 국밥에도 적당히 빠져 있다. 이탈리아 요리는 하면 할수록 알 수 없고, 한식은 점점 더 무섭다.
다양한 매체에 요리와 술, 사람과 노포 등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했다. 『짜장면 :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노포의 장사법』,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펴내며 ‘미문의 에세이스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tvN 〈수요미식회〉, <어쩌다 어른>, <노포의 영업비밀> 등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광화문 몽로’와 ‘광화문국밥’에서 일한다.
최근작 :<OLD 올드>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이그너벨 박사의 과학실험 대소동 4> … 총 118종 (모두보기) SNS :http://twitter.com/bibimtoonist 소개 :1998년, 지역정보 신문 〈한겨레리빙〉에 일일만화 ‘정보통 사람들’을 그리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1999년부터 14년간 가족만화 ‘ 비빔툰’을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키우며 겪는 아기자기한 일상을 담은 ‘비빔툰’은, 진솔하고 꾸밈없는 일상 이야기로 연재 기간 동안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 비빔툰’은 가족을 넘어 이웃들의 이야기로 확장해 2020년에 《비빔툰 시즌2》로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작가는, 다시금 자신이 겪은 소소한 실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 대신, 이제는 나이 드신 노부모와의 에피소드가 소재가 되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와 자녀들이 아닌 노부모와 잠시 한집에 살면서 울고 웃었던 다양한 일들. 또 성인이 된 20대 두 자녀와 얽히고설키는 수많은 일상들.
대한민국에서 여든이 넘은 노부모의 자식으로 사는 것, 더불어 또 다른 세대의 젊은 자녀들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는 치열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하는 중년에게 어떤 의미일까?
《올드》는 바로 그런 작가의 생생한 경험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때론 웃기도, 때론 울기도, 때론 놓아주기도, 때론 배우기도 하는 삶의 숱한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밝고 유쾌하면서도 위트와 센스 넘치는 작가의 만화는,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표적 낀세대로 살아 가는 4050 세대로서, 부모 세대를 보다 더 이해하고 청년 세대의 생각과 가치도 더 존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올드》를 통해 자신의 작은 경험이 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함께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작가는 27년차 생활만화가로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과학동아〉와 〈시사저널〉에 만화를 연재중이며, 지금까지 그린 책으로는 《비빔툰》 시리즈, 《비빔툰 시즌2》 시리즈, 《이그너벨 박사의 과학실험 대소동》시리즈, 《초등학생을 위한 양자역학》 시리즈, 《빅뱅스쿨》,《네임펜으로 그린 그림》, 《야야툰》 등이 있다.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작업 인문학>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 총 24종 (모두보기) 소개 :성균관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출발점은 시인이었으나 어쩌다 보니 20여 년간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진행자와 패널로 주유하고 있다. 현재는 TBS(교통방송) 심야 팝 프로그램 「김갑수의 마이웨이」 DJ가 주업이고, 몇몇 종편TV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개인 음악감상실 ‘줄라이 홀’에 거주하며 일평생 전념해온 LP 음반과 진공관 오디오 수집, 커피 로스팅으로 일과를 보낸다.
최근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붉은돌단풍> ,<아기진달래>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풍자만화가. 청주사범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일본으로 유학하여 교토세이카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카툰만화를 공부했다. 교토세이카대학 스토리 만화과 교수(전임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한겨레신문에 <고경일의 풍경내비>를 연재하고 있다. <구속 미술가 석방전>(1997, 갤러리인디고), <상실된 기억>(1997, 교토), <20세기부터의 선물>(2002, 코베 청년 학생 센터/일본 기독교회관), <고경일 풍자만화전(Can not Upgade)>(2008, 평화공간 space*peace)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어왔다. 2007년부터 <야스쿠니풍자예술단 한일 순회전>을 한국과 오사카, 교토, 도쿄, 미국에서 선보였다.
여기 대한민국 최고의 글쟁이, 그림쟁이들이 모였다. 무슨 거창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먹고사는 얘기를 소박하게 한 상 담았을 뿐이다. 이들의 빼어난 글솜씨, 화려한 그림솜씨도 이번만큼은 그들의 진솔한 삶의 얘기를 담아내는 데 충실했다. 그래서일까? 소소하고 사소한 얘기가 삼삼하게 배어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 자신의 얘기처럼 다가온다.
먹는 얘기로 떠들썩한 세상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먹는 것도 아니다. 음식은 있어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음식이 눈앞에 있지만 허기를 채우지는 못한다. 이 배고픔을 달래고자 사람 얘기를 모았다. 음식에 추억을 버무려 먹는 사람들. 그래서 강된장과 호박잎, 고구마 ‘따위’만으로도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그 아련한 맛, 그 음식과 함께한 그리운 사람. ‘그런’ 사람들의 ‘그런’ 음식과 ‘그런’ 얘기에는 힘이 있다. 배고픈 독자들의 허기와 마음을 채워주는 힘 말이다.
글은 음식을 위한 최고의 조미료
“나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건 참을 수 있지만, 맛없는 건 절대로 안 먹는다.”
-박완서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인 소설가 박완서의 말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꼽은 생애 최고의 음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메밀칼싹두기와 강된장과 호박잎쌈이다. 그 소박한 맛에는 외로움 타는 식구들을 한 식구로 어우르고 위로하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최일남은 비빔밥과 콩나물의 고장에서 태어난 ‘식복의 행운’을 은근히 자랑하고, 신경숙은 추운 겨울 고구마꽝에서 꺼내먹던 고구마에 얽힌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성석제는 어느 날 우연히 먹게 된 묵밥 얘기를 구수하게 펼치고, 공선옥은 산밭을 일궈 ‘밭벼’에서 거둬들인 일명 ‘산두쌀’에 얽힌 아픈 기억을 얘기한다.
“아버지는 청국장을 드시지 않는다. 사업에 실패하고 여관을 전전할 때 한동안 드셨던 음식이 청국장이다. 음식은 기억이다.”
-홍승우
『비빔툰』으로 친숙한 홍승우는 청국장에 얽힌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열 장의 그림으로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낯을 붉히게도, 가슴 시리게도 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음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화가 정은미는 그들 모녀에게 초콜릿은 불안과 집착, 열정을 다스리는 유용한 마약이었던 셈이라고 고백한다. 시사만화가 고경일의 글과 그림은 우리를 더할 나위 없이 즐겁게 해준다. 일본 유학 시절 처음 먹어본 나베의 신선한 충격을 ‘축제’의 고마움으로 기억한다. 그는 “사람이 함께했을 때 음식의 맛은 더해진다”며 음식 예찬론을 펼친다.
“뜨거운 입김이 아스팔트의 아지랑이처럼 콧구멍을 타고 감탄사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사무치는 맛!”
-고경일
건축가 김진애는 ‘우르르 쾅쾅’ 스타일인 친정엄마와 ‘조근조근’ 스타일인 시어머니에게 배운 자신의 요리 솜씨를 자랑하며 요리란 물과 불로 하는 황홀한 장난이라고 요리를 예찬한다.
인기 절정의 피디였던 주철환은 하마터면 바나나의 유혹 때문에 양자로 갈 뻔했던 사연을 들려준다. 시인이자 문화평론가인 김갑수는 음악에만 몰두하던 그가 또 다른 몰두, 즉 에스프레소 커피를 탐닉하는 과정을 진지하게 풀어낸다. 아프리카학부 교수인 장용규는 에구투구제니 사람들은 계층에 따라, 민족에 따라 먹는 음식과 금기하는 음식을 달리한다며 재치 있는 글솜씨를 뽐낸다.
“나를 요리사로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다.”
-박찬일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은 요리와 한정 없이 거리가 있는 소년이었지만 팔자소관으로 요리사가 되었고 그를 요리사로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투박한 요리 요정’인 그의 어머니였음을 고백한다.
이렇게 열세 명의 작가가 ‘사무치는 맛’을 담아냈다. 그들의 글과 그림을 꼭꼭 씹어 먹다 보면 먹고사는 얘기가 이렇게나 맛깔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의 얘기는 입안에 침이 고이게도 하고 눈물이 핑 돌게도 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도 한다. 음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자취를 남길 때 비로소 우리는 고작 밥 한 그릇에도 울고 웃을 수 있다. 음식은 추억이다. 추억이 우리를 키운다. 자, 이제 정성껏 차린 밥상을 올린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솔하고 정겨운 밥 한 그릇 드시기를. 여러분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떠올려보시기를.